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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光化門 扁額’ 원형 결정 큰 보람
[신년대담] ‘光化門 扁額’ 원형 결정 큰 보람
  • 김낙희 기자
  • 승인 2013.01.1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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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韓國書道協會 霧林 金榮基 會長
지난 한 해 ‘광화문 편액’ 문제를 세간에 알리면서 한자 수호에 매진해 온 (사)한국서도협회 무림 김영기 회장. 무림은 공동회장에서 지난해 사단법인 한국서도협회장에 추대된 후 비로소 대한민국 서예계의 미래를 책임질 막중한 임무를 양 어깨에 짊어 지었다.

무림의 작품은 현재 국내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윤봉길의사 사적비문(충남 예산), 유관순열사 사우·초혼묘 글씨(충남 천안), 경남 김해 김수로왕릉 중수비문, 설악산 백담사 금강문 범종루 글씨, 강원도 영월 법흥사 글씨, 故 김대중대통령 묘비·추모비(원곡체), 국회의사당 ‘국민과 함께하는 민의의 정당’ 등 수없는 그의 작품에서 백제인의 글씨,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막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휴대전화로 “방금 ‘광화문 편액’을 기존대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왔다”면서 기쁜 목소리로 목청을 높인 무림은 진정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자 국보급 서예가란 생각을 되새기게 했다.
-편집자 주-

“ ‘광화문 편액’은 국가의 중대사이다. 그런데 어떻게 국가의 중대사를 함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 기존대로 편액을 결정한 것은 큰 다행이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한 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광화문 편액’ 글씨 논란이 한글이 아닌 종전의 한자로 결정이 되자 무림 선생의 얼굴은 이제서야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동안 왜 문화재청에서 편액을 한글과 함께 논의를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만약 광화문을 한글로 썼을 경우 어떻게 후손들에게 광화문을 설명할 수 있고 또 이해시킬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았는지 묻고 싶다”면서 무림은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 편액’은 있는 그대로 생각했어야 한다. 역사에 걸맞는 시대에 맞는 글씨를 쓰면 된다. 역사는 역사로써……”

간혹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그러한 이유중 의 하나로 생각된다. “남북관계, 빈부, 노소갈등은 누가 만들었나? 바로 정치인들이다. 한글, 한문은 모두 우리의 것 아닌가? 정치권과 예술계(서예)는 별도로 움직여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무림은 인터뷰를 이어갔다.

무림은 서예를 ‘천상의 예술’이자‘정신의 예술’이라며‘묵혼’이라고 강조했다. 21c부여신문

▶ 먼저, 고향 부여에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나.

▷ 부여는 백제의 수도이다. 우리나라 전체의 1/3이 백제였지 않았나? 그렇다면 이젠 우리민족 전체를 위한 백제이어야 한다. 빨리 소지역 주의를 버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특정지역으로 인식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백강’이란 이름은 좋다. 하지만 이 역시 지역 갈등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할 것이다. 글씨를 쓰면서 기회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서예, 대한민국의 부여·백제가 되는 시대성을 연계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함께 공유해야 하며, 특정지역의 냄새가 나서는 안 된다는 지론이다. 바로 ‘대한민국 속의 부여’이어야한다.

앞으로 이러한 의미를 위해서라도 지구촌이 하나이어야 한다. ‘나’(무림)라는 사람은 지역을 내세우기보다 더 큰 세상에 내놓고 내세워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내가 글씨를 쓰고 있지만 내 글씨는 대한민국의 글씨요, 자존심이다.


▶ 지난해 서도협회장으로 추대됐는데.

▷ 그동안 ‘공동 회장’이란 꼬리표가 늘 붙어다녔는데 이젠 회장 직함을 갖게 되니 더욱 큰 책임감이 양 어깨를 누른다.

오랫동안 한·중·일 3개국의 교류전을 통해 우리 서예의 실력을 가늠해 보았더니 우리의 서단 실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성을 알게 되었고 그만큼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현재 서예라는 단체가 별도의 정부 소속이 없다. 서예·서도·서가·미협 등 4개 단체가 단일 창구로써 정부(문화관광부)와 대화도 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그 가치를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할일이 산재해 있다.

예술의 전당 관계도 그렇고 공모전의 투명성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더욱 신뢰를 높여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전국의 초·중·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서예 연수를 계획 중이다. 이와 관련 연수원 건립 등도 추진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서예는 결코 중국과 일본에 뒤쳐지지 않는 실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무림 김영기 회장 21c부여신문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고향 출신 인재들이 많다.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갈 인물들이지...(무림은 지긋이 눈을 감는다.) 이제 이러한 인물들을 부여에만 한정되게 묶어놓지 말고 더 큰 힘을 실어 주어야 할 때이다. 학연, 지연을 떠나 ‘부여’라는 공통으로 화합을 해야 할 때이다. 그래야만 인재들을 활용할 수 있다.

부여에도 ‘부여신문’을 통해 무언가 알려고 노력해왔지만 고향에 관련된 특별한 일들과 인물, 특산물을 서로 아끼고 더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치·경제인에게도 인물들이 많은데 더 큰 애정이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글씨를 쓰는 것 밖에 없지만 앞서 말했듯이 연수원 문제 등 하나하나씩 해결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 서단에는 중간 세대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내가 우리나라 서단에서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감이 상당히 크다. 고향에서의 관심도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향분들과도 상의해 서예를 보급하고 싶은 생각이다. 또 서예의 홍보책자를 집필 중에 있다.


무림은 2013년 계사년 신년 휘호로 ‘만지동근’을 써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21c부여신문

▶ 끝으로 서예란 무엇인가.

▷ 천상의 예술 ‘묵혼’! 정신의 예술 ‘묵혼’! 서예가 바로 이러한 예술이다. 서예작가는 백년 전이나 천년 전이나 돌아가셨어도 항상 곁에 있는 것 같다. 그 글씨를 놓고 보고 쓰기 때문에 ‘묵혼’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서예는 재주와 기술로써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세계이다. ‘입신의 도’이다. 서예에 대한 이해, 글씨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못지않은 우리나라의 서예수준이 2~3년 사이 높아졌다. 그만한 열정이 크다는 증거이다.

원광대학교 서예과가 100% 충원되고 있는 사실을 보라. 중국은 서예를 ‘자존심’이라 하고 있다. 글씨를 응용해 사회적, 정신적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고향을 위해 나도 고민을 하고 있다.


대담 황규산 발행인
정리 김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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