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마음속을 들여다 봐라!

2013-01-03     박철신
임신한 아내와 함께 산보 나온 신혼부부가 싱그럽다.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길을 걷는데 빨강색 신호등인 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그 후 태어난 뱃속의 자식은 30년 후 운전하다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산과 들로 소풍을 나왔다. 개울가에서 도룡뇽 알을 한움큼 손에 쥐더니 이내 터뜨리고 만다. 해맑게 웃는다. 이 아이는 30년 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무심히 모르고 짓는 죄는 반성이 없으니 알고지은 죄보다 계속 지을 수 있어서 더 나쁜 것이다. 왜 나만 재수가 없고, 왜 나만 가난하고, 왜 나만 고통스러운가? 알고 짓고 모르고 짓는 업이 인과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잊지말고 참회하라.

우주와 자연은 가뭄, 홍수, 태풍, 폭염, 혹한 등의 자연재해를 만들어내어 지구상의 생명체들을 괴롭히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잘못했다고 반성하지 않는다.

자연은 그저 여여(如如)할 뿐이니 우리가 자연을 원망한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이기적인 편견일 뿐이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해가는 무색·무취한 생과 멸의 순환일뿐, 자연이 우리에게 선과 악을 행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이와 같은 우주 만물의 이치를 알고 그에 일치하는 생을 영위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머무르지 말고 그 마음을 내라. 그리하면 근심, 걱정, 두려움이 사라지고, 좋고 나쁨, 옳고 그름 등 인간이 만든 유위법(有爲法)이 사라진다. 우주와 소통하려면 내 마음을 우주의 주파수에 맞추어야 한다. 욕심과 분노를 버리고 진리의 이치를 바르게 알아차려서 우주와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내 몸뚱이가 거추장스러워 이생의 마지막을 알리는 날에는 내 몸뚱이를 내가 나왔던 자연으로 온전히 되돌려 주어야 한다. 사리를 수습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내 마음 속에 한이 남아 있으면 내 영혼이 자유로울 수 없고 자연과 하나 될 수도 없다. 내 몸은 우주와 한뿌리이고 우주의 일부분이니 내 몸이 우주와 따로 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말아라. 우주와 자연은 내가 태어난 나의 고향이다.

구하고 얻을 것이 없으면 욕심 낼 일이 없고 구걸할 일이 없으면 헐떡이며, 마음쓰며 알움알이 낼 일도 없고, 그런 걱정이 없으면 인간의 가증 큰 몹쓸 병인 두려움이 없어지게 된다.욕심이 많은 자는 공동묘지에 가서 마음 공복해라. 늙음과 죽음이 고통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그 마음이 고통이다.

밖으로만 찾지 말고 마음 속을 들여다 봐라.


박 철 신
종양내과 의학박사
부여현대내과 원장
21세기부여신문 독자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