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속(위장, 소화기)이 좋아지려면?

2013-01-03     최강
한의학에서 병을 고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중만과 대소변 불통이다.

중만이란 것은 가운데 배가 더부룩하고, 심하면 덩어리가 생겨 단단하면서 아픈 병증을 말하는 것인데 ‘의림승묵(醫林繩墨)’의 고창(臌脹)편에 ‘중만 증은 중초의 기가 그득해 답답한 것으로 가슴의 아래, 위구(胃口)의 위에 손바닥 만 한 넓이의 부위가 있어 누르면 돌처럼 단단하고 형체가 있으면서 아프다. 화가 심하게 났는데 이를 발설하지 못하고 중주(中州)에 뭉치면 담연(痰涎)이 고여 마침내 그득차게 된다’라고 하였는데, 이렇게 중만이 있다면 약을 먹어도 효과를 보기 어렵고 식사를 하여도 소화시키기가 지난하여 병을 회복하기 어려워 대소변 불통과 함께 같이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화기가 좋아 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장이 쉴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가령 힘들게 일을 했다고 가정을 해본다면, 다시 쉴 시간 없이 곧바로 다시 일이 주워진다면 어떻겠는가? 조그만 일이라도 하기 싫고 대충대충 할 것이다. 물론 몹시 피곤할 것이다.

그러면 위장은 어떨까? 식사를 하고 나면 여러분은 쉰다고 생각하겠지만 위장은 열심히 소화를 시키고 있다. 그런데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혹은 다소 공복감이 든다고 음식물을 또 먹는다면 위장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또 일을 해야 한다.

그러면 위장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치료가 제대로 될 수 있을까? 따라서 위장을 치료하고자 하는 분은 반드시 간식 먹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그리고 밀가루 음식이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딱딱한 음식, 질긴 고기, 오징어,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 못하다. 아울러 익히지 않은 음식(상추, 오이 등의 익히지 않은 채소, 과일 등 차고 딱딱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 또한 삼가해야 한다.

위장이 조금 좋아지면 조금씩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이때 주의하지 않으면 치료가 잘 안되고 증상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비유컨대 건물을 지을 때 시멘트가 굳기 전 내부에 인테리어 공사나 간판 등 여러 가지 다른 공사를 진행해 버린다면 건물이 제대로 버텨낼수 없을 것이다. 시멘트가 다 굳어져서 튼튼해진 이후 여러 가지 멋스러운 작업들을 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병이 다 낫기 전에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이외의 별식(간식, 기타 가릴 음식)을 먹거나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병이 완전히 좋아진 이후에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 많이 걷고 육체적으로 많이 움직이면 즉 팔다리를 많이 쓰면 소화기 계통이 튼튼해질 수 있다.

운동선수나, 육체적인 노동을 많이 하는 분들은 웬만해서는 위장병이 거의 없다. 팔다리를 많이 사용하여 기운이 뱃속에 머물지 않고 사지로 잘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 보면 식사 후에 앉아 있거나 눕지 말고 걸으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100보 이상)

흙을 가까이 하는 것도 소화기를 도와준다. 흙냄새를 맡아 가면서 운동을 하거나 무리하지 않은 범위에서 육체적 노동을 해주면 더욱 좋다. 이는 소화기 계통이 오행상 토(土)에 해당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흙의 덕성을 갖춘 분들은 소화기가 대부분 건강하다.

흙이 더러운 것이나 깨끗한 것이나 받아들이고 정화시키고 길러주는 덕성이 있듯 다른 사람이나 주위 환경에 대해 잘 수용하고 좋은 방향으로 길러주는 덕성을 갖춘 분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덕성을 계발하는 것이 소화기를 근본적으로 좋게 해주는 방법일 수도 있다.

혹시 자신이 조금만 더러워도 ‘웩’ 하고 구역질을 하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아니꼽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 흙의 덕성을 떠올려 보시고,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면 어느새 건강해져 있는 자신의 소화기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을 적게 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도 좋지만 소화기를 좋게 하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위에 말씀 드린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생각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들에게 소화기 질병이 많다. 그래서 마음이 여리고 상처받기 쉽고 쉽사리 스트레스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여성분들에게 위장병이 많다. 생각을 적게 하고 스트레스를 쉽게 떨쳐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칼럼에 이어 논하겠다.


최 강
최강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