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은 ‘해병대 캠프’
해병대 캠프에 간다고 하더니 차디찬 바다 깊은 곳으로 사라져
2013-07-31 강현미 기자
해경과 해군은 헬기 3대와 함정 2척, 경비정 8척, 공기부양정 1척, 연안구조정 5대, 수중 수색대 등을 투입 사고해역 인근에서 실종된 학생들을 찾던 중 19일 오전 6시 5분 이준형(17), 진우석(17) 군의 시신 인양을 시작으로, 오후 4시 45분과 57분 실종됐던 곳으로부터 500~600m 떨어진 지점에서 김동환(17), 장태인(17) 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오후 7시 15분께 사고 지점에서 1km가량 떨어진 곰섬 인근에서 마지막 실종자인 이병학(17) 군의 시신을 발견으로 실종된지 만 하루만에 실종자 5명 모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이중 이병학 학생은 친구를 구하려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깊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은 공주사대부고 2학년 198명의 학생들이 7명의 교사들 인솔 아래 지난달 17일~1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해병대 리더십교육센터’ 훈련에 참가하던 중 18일 오후 학생 20명이 교관의 지시에 따라 구명조끼를 벗고 물놀이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학생에 의하면 “교관이 앞장서 깊은 바다 속으로 ‘괜찮다’고 하며 인솔했다”라며 “하지만 키가 작은 아이는 목까지 차오르는 깊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로 향하던 학생들은 갑자기 파도에 휩쓸리며 사라졌고 뒤따르던 학생들은 이를 모른 채 계속 향해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프로그램은 인솔교사와 분리되어 실시됐으며, 훈련 프로그램은 교관이 주도했으나 교관도 턱없이 부족했다. 또한, 교관 일부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자격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전장비인 구명조끼도 100여개 밖에 되질 않아 열악했고, 이 같은 캠프는 허가가 아닌 등록사항으로 지자체에서 점검을 하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이하 학사모, 상임대표 최미숙)은 성명을 통해 “책임자의 엄중한 문책과 아울러 교육부는 학생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안전사고와 학습권 침해 사례에 대한 관리감독과 현재 사설 해병대 훈련 외에도 극기 훈련 등을 받고 있을 학교와 학생들에 대해 재점검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고 밝혔다.
한편, 희생학생들의 영결식은 지난달 24일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학교장으로 치뤄졌으며, 시신은 천안공원 묘지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