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겨냥한 괴문서 ‘충격’
특정 정치인 실명 거론한 비방 내용 담겨… 경찰 신속한 수사 착수
2013-11-14 황규산 기자
경찰에 따르면 최근 ‘운정(雲庭)동지회 출발-2014년 충청지방 공천장사 가동’이라는 제목의 우편물이 지역언론인, 사회단체장, 은산면사무소 등에 발송되어 지역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발송된 우편물의 내용을 살펴보면 ‘동지회는 내년 지방선거 대목장을 보려고 도지사 후보 2억원, 시장·군수 후보 5000만원, 부여군은 OOO 경우 3000만원, 시도의원 2000만원, 군의원 1000만원이라고 비서들 시켜 은근히 소문 퍼치네요.’, ‘또 운정동지회 이사 회원 되는데 200~300만원 내고 들어와요….’, ‘내년 출마예상자는 OOO 등이 현금다발 싸들고 청구동으로 올챙이 떼처럼 모여든다네요.’, ‘잘난 동지회는 이완구 감투 씌워 우리 은산 쓰레기소각매립장 설치를 반대케하여 민심을 얻어 공천장사한다니 그 속셈을 부여사람은 다 알아요. 운정님! 짭짤 재미보시려고?’, ‘이완구는 김종필의 능구렁이 속도 모르고 방방 날뛰며 쓰레기소각매립장 일꾼들이 충북 농협돈 550억원을 서류 위조해서 대출받아 전국 쓰레기소각장을 맹긴다고 허위선전 정치쇼를 하네요….’ 등 차마 입에담기 어려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또한 ‘은산 쓰레기소각매립장 반대 데모에 김종필은 인심 좀 얻어보려고 서울 부여군민 OOO 인천 부여사람들과 김종필 주변 졸개들을 끌어내려 반대 데모대 복장 입히고 머리띠 두르고 아우성 치게 하네요.’, ‘은산 쓰레기소각매립장은 누가 해도 필요하고 어디엔가 설치해야 하네요. 백제 수도 부여의 명예와 자존심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케케묵은 노짱들이 자기들 기득이권 챙기려는 썩은 생각이네요….’, ‘은산 소각매립장은 적법하게 반드시 설치되고 운정동지회 패거리들 OOO… 정치 쓰레기들을 묻어버리는 공동묘지가 될 것이네요.’ 등 은산 폐기물매립장 설치를 정당화하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한국 현대정치사에 3김시대를 연 주역으로 정계를 은퇴한 운정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완구 국회의원, 정우택 의원,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김무환 전 부여군수, 김대환 전 부여소방서장, 김진환 재경부여군민회장, 유병돈·유병기 도의원, 조길연 전 도의원, 김민수 군의원 등 전·현직 정치인들을 청구동을 찾는 출마예상자 및 운정동지회 패거리로 실명을 거론하고 있어 당사자들이 어리둥절하며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등 지역 정가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역언론인·사회단체장 등에 우편물 발송, 지역민심 뒤흔드는 행위
이 내용을 담은 우편물의 발신인은 한사모(한맥사랑모임)로 되어 있으며, 강정숙, 이정순, 석지산, 고옥히라는 4명의 이름이 적혀있고, 기재된 전화번호와 팩스는 모두 사실과 다름이 확인됐다.
이번 우편물에 대한 소문이 지역에 급속도로 확산되자 이를 들은 지역 주민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음모론’과 ‘은산 폐기물매립장 설치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 나오며 지역 민심을 흐트리게 하는 행위에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민심을 뒤흔들기 위해 특정 정치인들의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한편, 그 뒤에서 반사적 이익을 얻으려는 꼼수로, 정치적 배경이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여론도 흘러 나오고 있어 이를 두고 향후 지역에 끊임없이 오르내릴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수상한 우편물이 지역에 나돌고 있다는 신고를 접한 부여경찰서는 지난 6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송된 우편물의 우체국 소인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으로 되어 있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