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지도자의 자격

2014-05-28     황규산
“다들 봉사하러 나왔데…… 근디 왜 이리 업자 출신들이여…… 봉사는 남몰래 해야지. 자기 자신부터 깨끗하고 이권개입 안 하고 자기 배 안 채운다고 말하는 후보는 없구먼……” 지난 25일 부여5일장에서 이번 지방선거 출마 후보 및 선거운동원들에게 받은 수십여장의 명함을 보면서 장 구경 나오신 노인 어르신들이 나누는 말씀이다. 순대국밥을 한술 떠 드시며 소주잔을 기울이고 잠시나마 선거얘기를 나누지만 “그놈이 그놈여…… 다들 똑같아……”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각 정당이 공천을 마무리하고 지난 22일 후보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 선거 중반전을 돌아서고 있는 시점이지만 일부 후보캠프와 선거핵심참모들은 공천 이후 사뭇 달라진 행동과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 후보의 측근들이 벌써부터 당선이 된 것처럼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선거공신’이란 말들이 오가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여론도 들린다.

물론 이는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또 이전 선거보다 훨씬 후보가 늘어나고 선거전이 길어지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치닫으며 떠도는 루머로 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유권자들의 눈과 귀는 4년 전과는 상당히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는 선거라는 것이다.

도지사 선거에서부터 군수, 도의원, 군의원 선거까지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보면 대부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선거 출마자에게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격, 자질에 대해 후보자와 선거캠프에서는 아직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지역의 유권자들은 화려한 공약이나 서로 헐뜯는 선거를 절대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지키지 못할 공약이나 이미 진행되고 또 계획이 세워져 앞으로 추진될 사업에 대한 공약 등은 믿지 않는 분위기이며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유권자들은 깨끗한 후보, 되도록이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자기 자신을 낮추고 자기 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이권과 연결되는 후보자가 아니고 선거 때 도와줬던 사람들을 배불리게 하는 후보를 절대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1주일 후면 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인들을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은 당선인들보다 당선인들의 주변 인물과 당선인의 이권개입이나 도덕성에 이제 관심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치활동을 하게 되면 뜻하지 않은 오해와 상대성 있는 루머로 홍역을 치루는 일들이 빈번하다. 그렇지만 사실이 밝혀지는 예도 적지 않으며 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일들도 흔히 볼 수 있다.

후보자들에게 바란다. 유권자들은 그래도 좀더 깨끗한 도덕성을 갖춘 ‘덕’이 있는 지도자들을 갈망하고 있다. 악성루머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선거 이후 그 후유증인 상처를 치유할 줄 아는 인물. 상대방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과감하게 포용할 줄 아는 관용을 가진 지도자! 선거로 인한 모든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지도자를 부여군민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

오는 6월 4일 당선될 지역의 정치인들이 군민들에게 ‘덕’이 있는 지도자로 다시 존경받을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특히, 선거기간 가진 그 마음 그대로, 또 군민들에게 행동과 언행으로 보여준 약속, 여기에 자기 자신의 이익보다 측근들의 이권개입이나 사리사욕을 과감히 떨쳐 앞으로 4년 후에는 더 큰 지도자로 존경받는 지도자로 우리에게 다시 설 수 있는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부여군민들의 작은 소망일 것이다.

아주 작은 군민들의 소망을 갖춘 지도자! 군민들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지도자! 우리 부여군민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바란다.


황 규 산
충남지역신문협회 부회장
21세기 부여신문 발행인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