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국제시장
2015-02-03 강흥모
저 많은 피난민을 그냥 두고 가면 공산당에게 몰살 당한다는 간곡한 호소. 무기는 다시 생산하면 되지만 목숨은 재생산이 안 된다는 기막힌 말 한마디에 수송선에 실은 군수물자를 모두 내려놓고 14000여 명의 피난민을 태우고 3일간 남하한다.
그 처절한 장면에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필자도 펑펑 울어가며 소매를 적시었다. 헐벗고 굶주림 속의 부산의 거리. 쓰레기를 뒤지고 미군이 던져주는 씨레이션(미군 전투식량)을 먹고 기구하게 살아온 세대가 바로 지금의 70대 어르신들이다.
196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피나는 삶이 독일에서 차관을 가져 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나라를 발전시키는 근간이 된 것을 요즘 풍족한 젊은 세대는 아는 지...
배고프면 자유도 예술도 예의도 없어진다. 옛말에 3일 굶으면 도둑놈 된다고 한다. 월남전 때 군수물자 수송을 위하여 사지에서 목숨 걸고 외화를 벌어온 역군들 이 모두가 한국을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해주는 나라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두 시간의 짧은 드라마는 지나간 한국의 쓰라린 삶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국제시장’은 시간을 내어 볼만한 영화이다.
<내용 중 조선일보와 6.25전쟁사 참고>
강 흥 모 자유기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