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우리 아이는 감기를 달고 살아요”
2015-05-12 손영기
그러나 감기는 급성질환이므로 합병증이 없는 한 1주일 이상 지속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푸념하면서 아이에게 계속 감기약만 먹이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다시 말해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질환을 감기로 잘못 알고 있었다거나, 감기가 이미 다른 합병증으로 번져서 병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중에는 진짜로 감기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가 정말로 감기에 걸린 것인지 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다른 병에 걸린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첫 단계라고 하겠습니다.
감기는 안정만 잘하면 일주일 이내에 저절로 낫는 병이지만 감기가 아닌 다른 병일 경우에는 그 병을 제대로 치료해 주어야만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습니다.
기침은 몸에 좋은 것이여~
“기침을 더 해야 된다니요?” 기침을 멈추러 병원에 왔는데 기침을 더 해야 된다는 필자의 말에 기가 찬다는 듯이 반문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침은 우리 몸에 좋은 것’이라는 필자의 설명을 듣고 나면 필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더욱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그럼 병원에는 뭐하러 오나요?”하고 되묻습니다.
기침은 우리 몸의 호흡기에 들어온 나쁜 것을 내보내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기침을 하면 목에서 공기가 훨씬 세게 나오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호흡기 안의 나쁜 것을 밀어 낼 수 있습니다. 병이 심할수록 호흡기 안에 나쁜 것이 많기 때문에 기침을 더 심하게 해야만 밖으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기침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약은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에게 이런 약을 사용하여 기침을 함부로 줄이다가는 우리 몸 속에 있는 나쁜 것을 내보내지 못해 병이 더욱 심해지거나 합병증에 걸리기가 쉽습니다. 기침은 호흡기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입니다. 기침을 하게 되는 병은 아주 가벼운 것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것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기침을 하게 되는 가장 흔한 병은 감기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기침을 한다고 다 감기에 걸린 것은 아닙니다. 기침이 나오면 일단 기침의 양상에 따라 각각 다른 병을 의심해 보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기침이 멈추는 지름길’인데 의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기침의 원인을 알아 낼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손 영 기 건양대학교 부여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