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아침] 부소산
[시로 여는 아침] 부소산
  • 임선희
  • 승인 2014.04.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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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세월 변함없이
늙어진 소나무
그 아래 나들이 나온 어린잎들
나무사이로 쏟아지는 햇빛들
어울리는 그곳, 부소산

낙화암 가는 오솔길옆
수만시간 지난
그 길로
내내 피고지었을 풀이
고목 위의 앉은 반가운 바람이
고즈넉한 풍경과
평온한 나랑 소풍을 한다

고란사 가는 돌계단 지나
잠시 발걸음 멈추고
한모금 약수물 추기고
백마강 흐르는
그곳 물길따라
수만시간 거슬러
고요한 산이랑 소풍을 한다

멈춰버린 사비의 과거를
묵묵히 지키는 고요한 산
부소산...
그 과거를 걷는 평온한 나
천천히 소풍을 한다

임선희 21c부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