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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부여음식,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에서 답을 찾자
[특별기고] 부여음식,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에서 답을 찾자
  • 이용우
  • 승인 2015.06.02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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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21c부여신문

시대가 먹고 살만하니 최근 방송에선 요리 프로그램이 대세다.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웰빙이다. 맛있어야 하고 칼로리는 없어야 하며 영양은 골고루 섭취하면서도 살이 찌면 안 된다.

음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는건 당연하다.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가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 요리하는 사람과 방법이 서로 다르니 미세한 맛의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먹는 사람들은 이 미세한 차이를 정확하게 구별해 낸다. 그래서 바로 옆집은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우리집만 파리가 날린다.

각각의 재료들을 분석하지 않고 그저 평범한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영양소는 무엇이고 어느 재료와 궁합이 맞는지 비린내는 어떻게 잡아야 하며 보기에는 좋은지 등의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 음식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주메뉴가 확정되면 이를 뒷받침하는 구색 반찬 개발이 필수다. 한정식이라면 밥과 국에 메인 반찬이 필요하겠지만 확실한 메뉴가 있다면 구색 반찬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반찬의 수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그리고 주메뉴의 맛을 보완하는 반찬으로 갖춰야 한다. 특색 없는 반찬이 가짓수만 많다고 해서 손님들의 입맛을 충족하진 못한다. 고객에게는 가격 거품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재활용되는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주의할 것은 주메뉴건, 보조 반찬이건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을 마련해야 한다. 정체성 있는 음식은 특별하고 입맛의 기억은 강렬하며 특정 장소의 추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관광부여의 대표음식 개발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그동안 제안된 아이템으로 궁남지 설화가 있는 ‘마’를 활용한 음식과 연잎밥 정도를 빼고나면 구체화한 것이 없다. 그마저도 무왕밥상이나 계백밥상, 삼천궁녀밥상 등 이름만 열거하는 수준에서 머문 것이 사실이다.

‘마’는 역사적인 면에서는 강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미약하다. 강원도라면 모를까 부여에서 재배되는 곳은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약재배를 할 수도 있지만 계약된만큼의 생산물은 소비를 보장해주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리고 ‘마’는 건강식품으로는 몰라도 음식으로서 아직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연잎밥은 나름대로 상품화를 했지만 젊은 층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일본인 관광객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부여에 오면 일본 관광객들이 연잎밥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 일방적으로 메뉴를 선정하니 마지못해 먹는다는 것이다. 부여만의 대표음식 개발이 시급하다.

음식 개발은 지역의 특색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지만, 농업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지역만의 고유한 농산물이나 임산물은 드물다.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것에서 찾아야 한다. 소량의 생산 재료를 가지고 특화하면 금세 한계를 드러내게 마련이다. 특정 음식점만 혜택을 봐 오해의 소지도 있다. 숙고해야 한다. 여에서만 생산되는 재료는 없다. 가장 보편적인 메뉴에 부여의 지역특산물을 가미하는 음식 개발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예를들면 닭볶음탕에 부여 인삼과 부여 밤, 부여 방울토마토를 곁들인 ‘부여 맛닭’을 개발하면 된다. 한끼 식사는 물론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인삼의 효능이야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밤은 항암 효과가 있으며, 방울토마토는 항암과 전립선 치료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오리고기 요리도 같은 방식으로 개발하면 된다.

메뉴 개발이 끝나면 시내 음식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레시피 교육을 해야한다. 상향평준화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말이다. 식탁 위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없애는 센스도 요구된다. 부여군 모든 음식점이 후식으로 연잎차를 내는 아이템도 좋다.

오는 7월 초 백제문화유적지구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 시 된다. 새로운 관광특수가 기대되는만큼 대표음식 개발이 절실하다. 부여군민의 지혜를 한 데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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