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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총리, 성 전회장이 만났다는 시간에 김한표 의원 면담하고 있었다"
"이 전총리, 성 전회장이 만났다는 시간에 김한표 의원 면담하고 있었다"
  • 황규산 발행인
  • 승인 2015.11.0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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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부여선거사무실에서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2차 공판이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성 전 회장 측 비서진들은 “당시 성 전 회장은 이 전 총리 부여선거사무소에 갔다”며 “성 전 회장 지시로 쇼핑백을 준비했고, 이 쇼핑백이 이 전 총리에게 건네졌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 수행비서 금모 씨는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께 성 전 회장이 홍모 도의원 등 4~5명과 함께 이 전 총리의 부여선거사무소를 방문했다”면서 “성 전 회장은 일행과 함께 선거사무소 내 마련된 이 전 총리의 방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소파 가운데 앉았고 성 전 회장은 왼쪽 소파에 앉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이 전 총리 측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돈을 건넸을 리 없다.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본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할 자료를 제시했다.

특히, 이 전 총리 측은 “수사기록상 성 전 회장이 부여선거사무소에 있었던 시간대에 새누리당 김한표 국회의원(경남 거제시)을 면담하고 있었다”고 새로운 사실을 밝히면서 “국회의원끼리 서로 못봤을 리 없는데도 김 의원은 성 전 회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 측은 “당일 김한표 의원은 전북 남원에서 있었던 종교행사를 마치고 상경하는 길에 부여선거사무실을 찾았다고 하고, 당일 남원에서 부여로 오는 도중인 오후 1시 40분경 전북 임실군 오수면 휴게소(상향)에서 주유한 기록과 오후 3시 8분경에 부여 TG로 들어온 기록까지 김한표 의원 측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제공받아 확보했다”고 밝히며 이날 자료들을 공개했다.

이 전 총리 측은 “당일 성 전 회장을 수행한 수행비서 금모 씨와 운전비서 여모 씨가 오후 4시에 부여선거사무소에 도착해 1시간 동안 머물다가 오후 5시에 서울로 떠났다고 밝혔기 때문에 김한표 의원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물었다.

아울러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성 전 회장의 보좌관 출신 이모 씨는 “당일 연합뉴스 이모 부장이 부여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기로 했었다”라면서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 이모 부장과 대질신문하였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이모 부장이 이 전 총리 선거사무실을 방문하였지만 성 전 회장을 보지 못했고, 김한표 의원은 봤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 측은 이모 부장으로부터 제공받은 하이패스 기록을 확인한 결과 당일 오후 3시 48분에 남공주 TG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여선거사무소까지 27.6km이고 평균 주행속도를 시간당 100∼110km로 가정하면 약 25분 정도 걸리므로 이모 부장은 적어도 오후 4시 13분경에는 부여선거사무소에 도착했을 것으로 보이고, 2층 선거사무실에 올라가 잠시 대기한 뒤 후보방에서 경남 거제 출신 김한표 국회의원을 만났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이 전 총리 측은 “당연히 성완종 회장이 부여선거사무실에 있었다면 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 측은 “검찰이 공소장에서 금품 교부시간으로 특정한 2013년 4월 4일 오후 5시에는 오인환 전 삼성전자 마라톤 감독과 윤여춘 전 MBC 마라톤 해설위원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들 또한 김한표 의원이나 연합뉴스 이모 부장처럼 “성 전 회장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일 오 감독은 윤 위원의 차량을 같이 타고 왔는데 윤 위원 차량의 하이패스 기록이 오후 4시 18분에 남공주 TG에서 찍힌 것으로 확인됐고, 부여까지 25분 정도 걸리므로 오후 4시 43분경에 부여선거사무소에 도착해 2층으로 올라와 10∼15분 정도 기다리다 이 전 총리와 오후 5시에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 감독의 부여 친구 두 명도 이날 같이 부여선거사무소에 왔는데 이 중 한 명이 방명록에 자필 사인한 자료도 공개했다.

“이완구-성완종 독대 목격”…성 전 회장 수행비서 증언
“비타 500은 없었다", 법정공방 치열
이완구 전 총리, 10월 27일 재판에서 서로 상반된 의견 주장


한편, 그동안 쟁점이 되었던 비타 500에 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성 전 회장 측 증인들은 “비타 500박스에 대해서 자신들은 언론에 얘기한 바 없고, 언론이 오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금모 씨와 여모 씨의 언론 인터뷰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비타500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말한 바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지만, 이들은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이 없으며 언론이 오보를 한 것”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금모 씨와 여모 씨를 상대로 2015년 5월 10일∼12일 두 사람의 검찰 진술(조)서를 토대로 2년 전인 2013년 4월 4일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판박이’ 처럼 똑같이 기억해낼 수 있는지 집중 질의했다.

부여 방문 날짜를 어떻게 기억했는지, 회사 출발은 언제 했는지, 충남도청 개청식에 도착해서 무엇을 했는지, 부여 도착 후 상황, 쇼핑백 전달 과정, 서울로 출발하는 과정, 서울로 가는 도중에 타이어 펑크난 것까지 마치 한 사람이 작성한 것처럼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하며 사전에 입을 맞춘 것은 아닌지 물었다.

검찰은 이날 커피믹스 상자에 약 600g 무게의 물건을 채운 뒤 쇼핑백에 넣어 성 전 회장 수행비서 금모 씨에게 직접 들어보게 했다. 600g은 3000만원을 5만원권 현금으로 바꿔 상자에 넣었을 때의 무게이다. 검찰이 제공한 쇼핑백을 들어본 금모 씨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시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당일 충남도청에서 성완종 전 회장보다 30여분 늦게 출발한(15시 01분) 유병기 전 도의원이 성완종 회장을 부여선거사무소에서 마중했다고 하는데 유 도의원을 본 적 있냐”고 질의하자 금모 씨와 여모 씨는 “유병기 전 도의원을 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고, “윤상진 전 운전기사도 보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재판이 끝난 뒤 “검찰이 제시한 시간대와 동일한 시간대의 관계자 진술, 과학적 근거 등을 토대로 재판부가 판단할 것”이라며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에 근접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3차 공판은 오는 6일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3차 공판 이후 부여 지역 증인에 대한 공판도 빨리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때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관련 자료를 제시할 것으로 말했고, 또 관련자들의 위증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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