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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구교 정미소 카페’
63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구교 정미소 카페’
  • 황규산 기자.
  • 승인 2020.11.09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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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지어진 방앗간을 고스란히 리모델링 통해 탄생한 충남 최고의 정미소 카페. 부여읍 구교1,3리 .구교협동조합을 구성 새뜰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이 만든 부여군 최초의 정미소 카페

‘구교 정미소’는 1955년 부여읍 구교리 220-1,156-1에 거주하던 고 김주관님이 ‘광신 정미소’라는 상호로 창업하였으나, 당시 손님들은 ‘장승백이 방앗간’이라고 불렀다. 초창기 미곡 운송은 우마차를 주로 이용했고,규암과 청양, 청남 손님들은 백마강 수로를 이용했다. 1970년대부터는 경운기를 주로 이용했으며 80년대 이후부터는 소형 트럭을 사용했다. 한때는 지역 대표 정미소로 손님들의 은행 창구 역할까지 대행하였다. 도정 품목은 벼(쌀),보리,밀(제분)등을 취급하다가 80년대에 이르러 밀과 보리의 재배면적 감소로 쌀 도정만 취급했다. 포장도 가마니에서 비닐 포대로 바뀌면서 벼는 보통60kg, 쌀은 80kg 기준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벼, 쌀 모두 40kg으로 하라는 정부 권고가 있었으나 농민들은 2000년대까지도 60kg을 고수 했다. 도정료는 현물 지급 방식이었다. 1990년대부터는 가정용 정미기,대형 정미소의 등장과 건조한 벼와 물벼로 수매 방식이 변경되면서 2010년부터 소규모 정미소가 쇠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 위치의 정미소는 1955년부터 2018년까지 63년 동안 농경시대의 변화를 한 자리에서 지켜 본 농촌 역사의 산물인 동시에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정미소 변천사의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바로 현대적으로 재현한 카페의 중앙에 ‘구교 정미소 이야기’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 ‘구교 정미소 카페’의 숨어 있는 히스토리를 감상할수 있게 하고 있다. 부여군 새뜰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카페 사업은 구교협동조합(조합장 서명선, 전 부여군개발위원회 위원장)을 부여읍 구교리 주민들이 설립하여 추진했다. 카페 사업 추진당시 여러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서명선 조합장을 중심으로 구교1,2,3리 이장들과 조합원들이 한마음으로 추진하면서 비로소 부여군을 대표하는 마을 문화의 하나의 장이 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했다. 서명선 구교협동조합 조합장은“우리 농촌의 근현대사를 모두 향유할수 있는 교육적 학습 효과도 얻을 수 있는 학습장으로,또 추억을 느끼며 문화적 향수를 가질수 있는 ‘정미소카페’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정현 부여군수님을 비롯해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구교리 주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얻은 문화복합공간으로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출향인사와 구교리 출신 향우들이 ‘구교 정미소 카페’를 직접 보면서 감탄을 자아내고 있으며, 인근 지자체를 비롯 수많은 기관,단체등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건물 외관을 봐도 그 독특한 2층 구조 건축물의 특징에 매료 될 수밖에 없다. 감탄을 하며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그동안 어느 곳에서도 볼수 없었던,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볼수 있던 정미소의 광경이 두 눈을 꼼짝할수 없게 만들고 있다. 3층 이상 높이의 높다란 천장에서 내리쬐는 햇살은 바로 정미소 카페만이 가질수 있는 자연 채광의 멋스러움에 더욱 빠지게 한다. 그리고 도정 기계를 보면 ‘와!’하는 또하나의 감탄이 저절로 나올수 박에 없게 하고 있다. 아주 오래된 나무 간판이 웃음을 자아내기도하고,3개의 긴 고무 벨트를 보면 그저 신비스럽기까지 하고 있다. 더욱이 카페 곳곳에 있는 오래된 집기들은 마치 고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이 모든게 하나의 역사요, 우리의 생활사이다. 또 이웃집 아주머니가 아니 앞 집 누나가 정성껏 만들어 주는 진한 커피향은 ‘구교 정미소 카페’를 떠나기 싫을 만큼 어머니의 따스한 품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다. 낙엽이 지고 바깥 공기가 차갑게 귓불을 스치는 겨울의 문 턱에 오늘은 충남에서 가장 멋진 우리의 이웃 ‘구교 정미소 카페’에서 이웃집 누나의 정성이 담긴 커피향에 흠뻑 빠져보자. /황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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