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교사 십계명
[교육단상] 교사 십계명
  • 김대열
  • 승인 2013.01.17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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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애굽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갈 때 따라갔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각은 노예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이 가장 컸을 것이다. 모세가 파라오를 굴복시킨 기적을 보면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40년을 사막에서 헤매면서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이고 믿음도 점점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때 모세는 시나이산에 올라 하나님을 만나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자 말라”로 시작된 십계명을 받고 이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반드시 지키라고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십계명으로 결속하게 되고 결국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된다.

요즘에는 여러 곳에서 이 십계명을 인용한다. 개인적으로나 모임에서나 직장에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새로운 십계명을 정하는 것이 그것이다.

연애 십계명, 성공 십계명, 다이어트 십계명, 인생 십계명, 게으름 극복 십계명, 웃음 십계명, 행복 십계명, 화내지 않는 엄마 되기 십계명, 부부생활 십계명, 다짐 십계명, 칭찬 십계명, 공부 십계명, 입시공부 십계명, 영어공부 십계명, 공부 잘하는 두뇌 만들기 십계명, 스마트폰 사용 십계명 등 정말 많은 십계명을 각자의 입장에서 정하여 생활의 지표로 삶는다.

내가 교사로서 어떤 교육을 하고 학생들을 어떻게 만날까하는 고민 속에서 여러 선생님들과의 합의로 만든 “교사 십계명”도 있다.

하나, 하루에 몇 번이든 학생들과 인사하라. 한마디 인사가 스승과 제자 사이를 탁 트이게 만든다. 또한 인사는 소통의 시작이다.

둘, 학생들에게 미소 지으라. 다정한 선생으로 호감을 줄 것이다.

셋,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라. 이름 부르는 소리는 누구에게나 가장 감미로운 음악이다.

넷, 칭찬을 아끼지 말라. 그리고 가능한 비판을 삼가라.

다섯, 친절하게 돕는 교사가 되라. 학생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친절해야 한다.

여섯, 학생을 성의껏 대하라.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즐거이 말하고 행동하되 다만 신중할 것을 잊지 말라.

일곱, 항상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라. 서로 입장이 다를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세 편의 입장이 있음을 명심하라. 그것은 “나의 입장”, “학생의 입장” 그리고 “올바른 입장”이다.

여덟,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라. 내가 노력한다면 거의 누구든지 좋아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아홉, 봉사를 머뭇거리지 말라. 교사의 삶에서 가장 가치로운 것은 학생을 위해 사는 것이다.

열, 이상의 것에 깊고 넓은 실력과 멋있는 유머와 인내, 겸손을 더하라. 그러면 교사가 후회하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을 나열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들이기도 하다. 어떤 십계명이든 특별하게 행동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기심, 편리함, 손해보고 싶지 않은 마음, 게으름, 경쟁심, 욕심 등은 이러한 당연한 마음가짐과 행동을 어렵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교사 십계명은 교사의 초심이다. 내가 교사가 되고 싶어 했을 때 처음 먹었던 마음을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 정한 것이 교사 십계명이라는 것이다. 또한 교사 십계명은 나의 성품을 바꿔놓기 위한 것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나의 성질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의 성질이 학생에게 괴팍하고, 옹졸하고, 합리성이 떨어진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내가 하는 교육의 질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좋은 모습의 표본이 교사 십계명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네가 정말 그렇게 사는지 한번 보자”하고 계속 지켜보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초심도 잃지 않고, 좋은 성품을 갖추도록 계속 노력할 테니까 말이다.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한 이 시대에 각자의 위치에서 올바른 십계명을 만들고 실천해보는 것은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보다 많은 십계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ㅝ 21c부여신문

김 대 열
부여여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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