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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냉방병이란?
[의학칼럼] 냉방병이란?
  • 최강
  • 승인 2013.07.10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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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이상하게도 일찍부터 더위가 찾아왔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 요즘은 거의 에어컨을 사용하는데, 더운 여름날 실내에서 에어컨을 많이 쐬다 보면 마치 감기처럼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그렇다면 냉방병이란 무엇일까? 여름철 에어컨의 과도한 사용에 따른 냉방병에 대해 알아보자.

냉방병은 냉방을 하고 있는 사무실이나, 일반가정의 실내외 온도차가 섭씨 5~8도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서 장시간 생활하거나 또는 레지오넬라균 등 미생물에 의해 오염된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어 발생하며, 두통, 피로 및 무력감, 집중력 장애 등을 유발하는 증상을 말한다.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냉방 장치를 가동하는 곳이 많은데, 환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장시간 냉방을 한다거나 아니면 더운 외부와 서늘한 실내를 자주 출입해야 하는 경우, 자칫하면 실내 습도가 급격히 떨어져 점막이 마르고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호흡기 질환이 생기거나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체온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냉방병이 발생한다.

이러한 냉방병이 발병하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장운동 조절이나 뇌의 혈류량, 혈압,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등에 영향을 미쳐 두통이 오고 졸리거나 또는 장운동이 저하되어 변비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근육 수축에 불균형이 나타나 허리통증이나 몸살처럼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여성에서는 호르몬 이상 때문에 월경불순이 오기도 한다.

한방에서의 냉방병은 날씨가 더우면 인체 내부에 있던 양기(陽氣)들이 체외로 발산되어야 하는데, 체표 쪽의 온도가 오히려 낮을 경우 양기가 발산되지 못하고 피부 바로 아래에 축적될 때 발병한다고 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비롯한 한의학 서적에서는 이런 냉방병을 ‘중서증(中暑症)’이라 하여 “두통이나 오한이 있으면서 온몸이 쑤시거나 통증이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열이 난다거나 콧물이 나는 등 감기와 흡사한 모양을 보인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중서증에 찬 음료수 대신 생강이나 계피 같은 약제로 차를 달여 마시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평소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생맥산(生脈散 :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각각 2:1:1로 배합)을 차처럼 끓여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또한, 여름철이면 자주 사용되는 한약으로 향유라는 약제가 있다. 더운 계절인 탓에 약물은 비교적 찬 성질의 약제가 많이 쓰일 것으로 생각하시겠지만, 반대로 향유는 성질이 더운 편에 속해 냉방병 때 볼 수 있는 두통이나 오한 내지는 몸살 증세가 있을 때 한 번에 20g 정도를 달여서 차처럼 음용하면 냉방병 증세를 풀어주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얇은 겉옷을 입는 등 신체의 보온에 유의를 해야 하고, 실내외 간의 온도가 5도 이상의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에어컨을 1시간 이상 작동시킨 후에는 30분 정도 쉬게 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이 좋으며, 에어컨은 깨끗하게 청소해주고 필터도 2주일에 한 번은 청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하루종일 냉방 상태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맨손 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을 자주하며, 힘든 일은 아침이나 저녁에 하고 과로를 피하며, 수면은 충분히 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반드시 몸은 씻고, 냉면 등의 찬 음식은 피하고 가볍게 식사하는 것이 좋으며, 취침 시 이불은 꼭 덮도록 해야 한다.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차를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레지오넬라균으로 인한 레지오넬라 감염증의 경우에는 2~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같은 증상으로 시작하여 폐렴 증상을 나타내고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며, 의식장애, 심부전 등 여러 장기에 장애를 동반하기도 하므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ㄴ 21c부여신문

최 강
최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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