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를 지킬 사람은 우리!

▶ 올해 유난히 긴 장마에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근황이 어떠한지?
▷ 며칠 전 찌는 더위가 최고조인 말복에 재경부여군민회 임원 및 각 읍면민회장들을 만나 보양탕으로 원기를 돋우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고향을 사랑하는 향우들과의 만남은 늘 정답고 편안하다. 오는 10월 19일 개최될 부여군민체육대회에 재경군민회 및 읍면민회가 함께 참가하는 문제도 상의했다. 이번 여름에는 여러 가지 일로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바삐 지나다보니 이열치열(以熱治熱)식으로 더위를 피해가는 것 같다.
어릴 적 기억으로 우리고향 부여는 그다지 덥거나 춥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 일기예보나 뉴스를 듣다보면 부여 지역에 비도 많이 오고 태풍도 유난한 것 같다. 기후 편차도 만만치 않아 농작물 피해가 걱정될 때도 많다. ‘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身外無物)는 옛말이 있다. 고향어른신들 아무쪼록 건강관리 잘 하시길 기원한다.
▶ 대한공증인협회장에 이어 국제공증협회 아시아회장직도 맡아 책임이 더욱 클 텐데?
▷ 어느 덧 법조계의 중진이 되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러 보직을 맡게 된다. 전국 1500여명의 변호사가 국가 위임을 받아 처리하는 공증업무를 합리화하기 위해 법무부 공증제도개선위원장을 맡다보니 공증인협회장에 추대되었고, 한국을 대표하다보니 아시아 회장까지 오르게 됐다. 7월 몽골회의에 이어 오는 10월에는 남미 페루 세계회의까지 다녀와야 하는 시간적 부담이 걱정이다.
충청도 사람답게 일단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는 편이다. 학계 및 판·검사 등 실무자들의 요청으로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도 맡게 되었는데, 이달 말 중국형사소송법학회와 교류협력의향서(MOU)를 체결하고 연세대에서 한중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대형로펌의 대표변호사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로 고향을 빛내고 있다. 특히, 고향 후배이기도 한 배우 박시후가 어려움이 있을 때 곁에서 많은 격려와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히 말해달라.
▷ 우리고향 부여는 비단가람이라고 불리는 금강, 그것도 백제의 역사가 담긴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는 곳이다. 산세도 순후해서 부여 사람들의 기질이 순하고 어진 편이다. 어려운 일을 당해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아 초임검사로 일할 때부터 검사장을 거쳐 변호사로 일하는 지금까지 부여 사람들의 어려움은 힘 닿는 데까지 도와주고 있다.
박시후 사건은 억울한 면이 너무 많다. 의도를 가진 고소사건은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데, 초기수사에 미흡한 점이 많아 검찰단계부터 우리 법인이 직접 개입하여 사건을 바로 잡았다. 관련 고소사건도 무혐의로 말끔히 종결되어 사필귀정이 된 셈이다. 또 부여신문 황규산 대표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진실이 밝혀지기를 희망하여 함께 걱정해 주셨다.
부여 사람들의 애향심에 시샘이 났던지 고향 사람을 너무 두둔한다고 비판하는 언론기사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에 대하여도 근거 없는 비난은 안 된다. 우리 헌법 제27조도 명시적으로 무죄추정의 법칙을 선언하고 있지 않는가? 고향 사람 간의 따뜻한 정은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고향에서 김진환 회장에 대한 존경심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부여인의 아버지’란 애칭까지 갖게 되었는데, 김 회장님에게 고향은 무엇인가?
▷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어떤 말이 필요 없는 것이다.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것이므로 역시 어떤 조건이나 설명이 필요치 않다. 미물인 여우조차도 죽을 때 머리를 고향 쪽으로 둔다고 하지 않는가?
선친(김진경 원장)이 일제시대 처음으로 부여에서 병원을 개설해 50년 간 고향 사람을 오로지 사랑으로 진료하셨다. 또 1969년 부여 로타리클럽을 창설하고 지역 봉사를 하신 부친을 존경한다. ‘부여인의 아버지’란 말은 선친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아버지의 큰 뜻을 이어나가고 싶을 뿐이다. 법률가로서 곤경에 빠진 고향 사람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일은 내 직분에 따른 소명이다.
‘법은 사랑처럼’ 운영되어야 한다는 영국 계관시인 오든(Auden)의 싯귀가 나의 믿음이다. 2대에 걸쳐 로타리 봉사정신을 실천하는 뜻에서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들이 주축이 된 「서울회현로타리」에 가입하여 지난 7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부여 출신 인재들이 곳곳에서 크고 있어 기쁘다. 지난 주말에는 부여 출신 젊은 지휘자 강관순 씨가 하람필하모니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멋진 공연을 펼쳤다. 그의 후원회장으로 첫 출발을 성원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 박시후에게 큰 도움과 함께 부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몸소 보여주었다. 김 회장님이 바라본 배우 박시후를 말한다면?
▷ 부여 은산 출신인 배우 박시후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스타로 부상하며 부여인들의 자랑거리였다. 나도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 ‘공주의 남자’, ‘청담동 앨리스’ 등을 즐겨 보았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도 빼어난 연기력으로 국내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박시후를 여러 번 만나 보았는데 매우 성실하고 아름다운 심신을 가진 바른 청년이었다. 어머니의 사랑, 가족의 우애도 남달라 선망의 대상이 될 만하다. 뜻하지 않는 일에 휘말려 마음 고생을 좀 하였지만 인간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박시후답게 겸손한 자세로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지만 국내외 팬들의 소망과 요청이 있는 한 반드시 재기 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박 후배의 멋진 미소가 다시 스크린에 나오는 날이 기다려진다.

▶ 재경부여군민회장으로 늘 고향에 마음을 두고 있지만 고향을 위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 내가 어릴 때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부여로 수학여행을 왔다. ‘부소산에 오르며’라는 글이 교과서에 실려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내가 부여 출신이라고 말하면 ‘참 좋은 곳에서 태어났군요’라고 칭찬을 받았는데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그저 충청도 소읍으로 치부하고 ‘아직도 시(市)가 아니더군요’라는 반응이다.
부여가 비록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어 낙후한 농촌 지역으로 남아 있지만, 동아시아 해상강국인 사비백제의 왕도였다는 긍지와 자존심은 결코 잃지 말자! 부여를 역사·문화도시로 특화하고,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쾌적한 환경도시, 창조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부여인들은 어디에 있든 고향 소부리를 사랑하는 사비의 아들 딸들이다. 백제의 웅혼한 기상이 담긴 부여정신이나 ‘부여를 지킬 사람은 우리’라는 주인정신이 희박해질 때 부여남영공원에 모셔진 6인의 충신(성충, 흥수, 계백, 이존오, 정택뢰 , 황일호)을 떠올려 보자!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사람을 키워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희망을 심어 줘야한다. 서로 헐뜯지 말고 함께 발전하는 부여인의 저력을 보여주자!

▶ 부여신문이 창간 9주년이 지났다. 이제 부여 최다 독자의 지역언론에서 충청을 대표하는 지역신문으로 빠른 성장을 하면서도 큰 어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 부여인으로서 또 재경부여군민회장으로서 부여신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먼저, 부여신문과 황규산 대표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부여신문은 벌써 9년이라는 세월동안 부여의 눈과 귀로서 부여 발전의 견인차,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전하는 메신저, 무엇보다 고향 소식을 출향민에게 전하는 훈훈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또한, 출향민의 미담이나 행사가 있으면 서울이든 어느 곳이든지 직접 찾아가 취재하고 발굴하며 출향민과 재향인의 유대를 강화해주는 열정을 보여줬다.
부여신문의 사훈은 ‘부여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이고 ‘부여군민이 주인, 부여군민 기자, 부여군민이 독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고 들었다. 부여인을 위한 신문이지만 신문사 경영은 결코 쉽지 않는 현실문제이다. 부여인들이 아껴주고 읽어주고 함께해야만 충청을 대표하는 중추적 언론기관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출향민들이 많이 구독하고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황 대표가 이끄는 부여신문이 부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부여를 새롭게 변화, 발전시키는 선도역이 되어주길 거듭 기원한다.
▶ 끝으로 고향 분들께 한 말씀한다면?
▷ 고향 어른들을 자주 찾아 뵈어야 하는데 마음처럼 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부여의 문화유산이나 부여를 부각시켜주는 여러 가지 상징들을 잘 개발하고 유지·발전시키는 일은 일차적으로는 우리 부여인들의 몫이다. 부여박물관이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한 백제금동대향로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지만,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의 보험가인 400억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관장은 부여 출신이었다. 이처럼 문화강국 사비백제 왕도의 영광과 자부심을 오늘에 되살리는 일은 남에게 의존할 수만은 없다. 우리 모두가 뜻과 힘을 모아야 남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金 振 煥(法務法人 忠正 代表辯護士) |
1948년 부여 출생 1961년 백제초등학교 졸업 1964년 대전중학교 졸업 1967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71년 서울법대 졸업 1982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박사과정 2003년 법학박사 (한양대) 1972년 사법시험 합격(사연4기) 1994년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 1998년 서울지검 북부/남부 지청장 1999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1999년 국제검사협회(IAP) 집행위원(최초) 2000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2002년 법무부 검찰국장 2002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2004년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현) 2005년 검찰동우회 이사(현) 2005년 GS그룹 사외이사 2006년 충청장학문화재단 감사 2006년 한국형사판례연구회 회장 2007년 한국비교형사법학회 회장 2007년 장애인 솟대문학 운영위원(현) 2008년 700인 CEO 클럽 회장 역임(현 명예회장) 2010년 대한변협 이사(현), 대한상사중재원 부회장(현) 2010년 한국포렌식 학회장 2010년 재경부여군민회장(현) 2012년 대한 공증인협회 협회장 겸 국제공증협회 아시아회장(현) 2012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한국동문회장(현) 2013년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현) 2013년 서울회현로타리클럽 회장(현) |
/대담 황규산 발행인 정리 강현미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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