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용존산소 결핍 원인
지난해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용존산소 결핍 원인
  • 이종순 기자
  • 승인 2013.10.3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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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민관 합동조사단 발표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백제보 일원의 금강물고기 집단폐사에 대한 충청남도 민관합동 조사단(단장 허재영)이 결과를 발표했다. 충남도는 또다른 물환경 사고의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전문가, 환경단체와 공무원 총 9명으로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활동을 실시했다.

다음은 발표내용이다.

▲폐사 규모와 어종

폐사된 물고기는 약 3000포대 수거됐고, 수거 포대를 무작위 추출해 확인한 결과, 1포대당 평균 100마리로 추정되며 따라서 약 30만마리가 수거된 것으로 추산된다. 폐사 어종은 폐사 초기에는 상류에서 대부분 누치의 성체이었고, 후기에는 20종이 넘는 어종으로 확대됐으며 대부분이 대형종 성체였다.

▲폐사 원인

환경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충청남도수산관리소를 통해 독극물과 어병이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초기에 백제보 상류 3~5km지점 부근에서 유수성 어류의 성체 중심으로 폐사하고 많은 물고기들이 수면으로 떠올라 뻐끔거리는 행동을 하는 것이 관찰됐다.

물고기 폐사 양상을 종합한 결과, 용존산소 결핍에 의한 물고기 폐사의 대표적인 징표가 관찰됐고, 기타 원인에 의한 물고기 폐사의 특징과 부합하는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폐사가 시작된 곳은 4대강(금강)사업 이후 유속 변화로 유기물 퇴적이 많고 부영양화의 영향에 따른 조류번식 등의 영향도 많은 지역이다.

물고기 폐사가 시작된 직후 사체를 수거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사체가 떠내려가는 것을 차단하는 등의 초동대응이 충분하지 않아 백제보 하류로 대량의 물고기 사체가 떠내려갔고, 떠내려 간 물고기 사체가 유기오염물로 부패하면서 저층의 산소를 고갈시켰으며, 이 때문에 폐사가 지속돼 30만 마리 이상 수거되는 대형사고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보와 백제보 상류 7km구간에 대한 용존산소의 수심별 주·야간 차이를 조사한 결과, 일반적인 수체(수층)의 경향과 같이 수심이 깊어질수록 용존산소가 떨어지고 야간에는 더욱 용존산소가 줄어든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퇴적물 채취 결과, 백제보 상류의 경우 보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퇴적물 입자는 비교적 굵고 색깔은 밝은데 반해 보에 가까워질수록 퇴적물 입경이 작고, 혐기상태의 유기물 분해 등에 의해 퇴적물의 색깔이 더욱 검은색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하상 퇴적물 분석 결과 유기성분이 이 지역에서부터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집단폐사 사고 당시에는 퇴적된 유기물의 분해로 이곳에서 용존산소가 급감해 용존산소의 부족이 초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조사단은 이상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2012년 10월 백제보 물고기 집단폐사는 4대강(금강)사업에 의한 서식환경의 변화와 유기물의 퇴적과 퇴적된 유기물의 분해에 따른 용존산소의 급감 및 이에 따른 용존산소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것 으로 추정했다.

▲문제점

집단폐사 초기에 물고기 사체수거 작업만 실시했고, 물고기 사체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치 않아 사고 수역과 규모가 확대됐다. 위험의 정도를 알 수 없는 원인 불명의 사고이므로, 사고 내용을 지역 주민에게 알리고 경고해 2차적인 안전사고의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했으나, 이러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질오염사고 예방·방제 매뉴얼(환경부, 2009)’에는 1000마리 이상의 물고기 폐사는 대형사고로 분류되나 이러한 대형사고에 적합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환경부의 ‘수질오염사고 예방·방제 매뉴얼(환경부, 2009)’과 ‘어류폐사 원인규명을 위한 조사지침서(국립환경과학원, 2005)’에 따른 신속하고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한 현장조사와 증거 수집이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단은 향후의 유사 사고에서 원인에 대한 빠른 분석과 주민의 안전을 위해 어로 활동 금지하는 등의 주민에 대한 경고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중앙정부와 광역, 기초자치단체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통합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지적했다.

또한, 4대강(금강)사업으로 여울이 없어지고 흐름이 막힌 금강에서 이와 유사한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대형보 시설로 인한 유속 감소와 서식환경 변화의 영향을 줄이고, 유기오염물질의 퇴적을 줄여 금강의 용존산소가 높아질 수 있도록 수문을 개방하는 등 합리적인 보 운영 개선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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