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치 회장(재경은산면민회장, 한국광고주협회 회장)
이정치 회장(재경은산면민회장, 한국광고주협회 회장)
  • 황규산 발행인
  • 승인 2013.12.0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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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포근한 이웃집 아저씨……’
부여 출신으로 국내 10대 제약회사를 이끌며 한국광고주협회 회장으로 중앙무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일동제약(주) 이정치 회장. 이 회장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점은 항상 따뜻한 고향의 구수함을 느끼는 자상한 이웃집 아저씨 같아 너무도 편안하다.

그는 명문 대전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1967년 일동제약(주)에 입사하여 생산담당을 거쳐 주요 요직을 두루 경험하고 최고 CEO에 올랐다. 2007년 고려대학교 경제인 대상, 2010년 한국 CEO 대상, 2013년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되었고, 지난달에는 글로벌경영대상 최고경영자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떠날 때 진돗개를 선물한 초등학생이 바로 이정치 회장의 손자·손녀로 세간에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 회장은 지금도 고향을 찾아 시골의 선·후배들과 막걸리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수더분한 성격으로 영락없는 친근한 백제인의 모습을 지닌 부여인이다.


ㅊ 21c부여신문

▶ 일동제약이 제약업계에서 오랜 기간 성장해올 수 있었던 배경은?

▷ 일동제약이 73년이라는 긴 시간을 성장해온 것은 이윤보다 인간을 우선시하는 경영철학과 미래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객들의 신뢰야말로 기업을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건강을 다루는 제약회사는 신뢰가 곧 생명일 것이다. 소비자는 물론 종업원, 주주, 거래처 등 회사의 경영활동 간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지키고자 노력했다. 간혹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이렇게 쌓은 신뢰가 적지 않은 도움으로 돌아온다.

그러한 노력은 제품과 서비스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장에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라도 품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특히, 비오비타의 유산균을 활성유포자성 유산균으로 개량한 것, 아로나민이 국내 의약품 최초로 제품 포장에 점자 표기를 한 것 등이 이러한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가 생각된다. 덕분에 일동제약이 장수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또한, 미래에 대한 투자도 지속했다. 국내 최초의 유산균제 개발(59)과 종합비타민제 시장 부동의 1위 아로나민 개발(63), 국내 제너릭의 효시인 큐란 개발(86), 국내 최초 전제형 KGMP 획득(86), 국내 최초의 습윤드레싱 소재 개발(02) 등 일동제약이 한국 제약업계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져온 성공 사례들이다.

최근 약업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공장을 신축하고, 신시장과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당장의 결실보다는 30년, 50년 후의 미래 경쟁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UN사회공헌한국캠페인 출범식. 21c부여신문

▶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대표이사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연구, 생산, 경영기획 등의 업무를 두루 거쳐 2003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지만 다르게 보면 ‘일복이 터진’ 회사생활이었다.

새로운 임무가 주어질 때마다 그 분야에 대해 우선적으로 공부했다. 관련 업무를 논의할 때 선배들이나 전문가들 앞에서도 의견을 개진하고 주장할 수 있으려면 우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입사 초기 비오비타 유산균의 포자 형성을 실험적으로 직접 입증하며 품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것, 공장근무 시절 생산시설을 직접 공부하여 설계했던 것, 안성공장 건설당시 건설회사 당당자들과 담판하여 적지 않은 원가를 절감했던 것 등은 모두 그 분야에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느 분야의 업무를 맡더라도 피하지 않고 공부하고 전문가가 되고자 했던 노력 덕분에 ‘일복’이 터졌었다. 회사에서 워낙 다양한 임무를 맡기다 보니 겸임도 수차례 하게 됐다. 연구실장과 생산부장을 겸임하며 안성공장 건설까지 담당해야 했던 시절엔 승용차의 한 달 이동거리가 6800km에 이른 적도 있었다. 아무튼 당시 여러 업무를 맡으며 공부하고 경험했던 것이 지금의 경영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한가지 중요시 생각했던 것은 인화(人和)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요시 했다.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며 직원들은 물론 거래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했으며, 이러한 노력은 적잖은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당시 고단한 생산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자 매일 5명씩 몇 달에 거쳐 300여명을 모두 면담했다. 직원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생일도 일일이 챙겨주었다. 덕분에 어려운 일도 편하게 터놓게 되었고 자연스레 신임을 얻을 수 있었다. 생산부장 근무시에는 일주일에 2번씩 공장에서 숙직하며 공장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야간 포장작업을 했다.

그리고 한 번 맺은 인연은 계속 이어가고자 노력한다. 안성공장 건설당시 견적문제로 논쟁을 벌였던 건축업자들과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을 정도이다. 심히 공부하여 얻은 지식을 통해 업무에 있어서는 빈틈이 없는 대신 상대방을 배려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 또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이다.


일동제약 본사 전경. 21c부여신문

▶ 최고 경영자로서 구상하고 있는 일동제약의 중장기 목표와 비전은?

▷ 사실, 국내 제약회사들은 무리한 사업확장 보다는 조용한 안정을 추구해온 것이 사실이다. 장수기업 중 제약회사가 많은 이유도 온화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기업문화에서 기인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제약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여러 가지 어려움들은 제약회사들로 하여금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일동제약도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회사의 모든 역량과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만 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장악해야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우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낼 것이다. 특히, 2010년 KGMP를 획득한 신공장 등 새로운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수탁 및 원료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신공장에 대해서 일본과 EU GMP 승인을 추진하여 동남아에 집중된 수출시장을 전세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현재 기존 공장에 대한 리모델링도 마무리 과정에 있어 품질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생용품, 화장품 등 헬스 케어에서 RFID사업 등 IT 분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의 시장을 개척하고 다양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간다는 중장기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의약품 분야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아로나민, 비오비타, 후루마린, 큐란, 사미온 등 회사의 대표적 브랜드들 대부분이 발매된 지 수십년이 된 제품들이다. 이러한 파워 브랜드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스타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단기적으로는 라이선스-인과 OTC 개발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현재 일동제약 중앙연구소는 내성균, 종양, 알츠하이머, 비만, 노화 등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신약개발 과제들을 수행하고 있으며, 곧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난치성 감염치료제, 치매의 예방과 치료 효과를 갖는 천연물질, 표적지향 항암제, 세포독성 항암제, 그리고 당뇨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개발 과제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일동제약은 1959년 국내 최초의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한 저력을 바탕으로 유산균을 비롯한 바이오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유산균, 히알루론산, 비타민D3 유도체 등에 대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연이은 국내외 특허 등록을 통해 이러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다양한 바이오 기술을 활용하여 상용화를 앞당김으로써 바이오 원료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신약 뿐만 아니라 비만치료제 벨빅, 항혈전제 테마노그렐, 편두통치료제 라스미디탄 등 세계적인 신약 도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21c부여신문

▶ 자신만의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다면?

▷ 제약회사의 사명은 인류의 건강과 행복이다. 어떠한 가치도 이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철학으로 의약품을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사람과의 관계를 늘 중시하고 겸손하게 임하라고 강조한다. 제품은 물론 모든 업무와 거래 속에서도 인간존중의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그러한 노력이 결국 신뢰라는 성과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러한 까닭으로 직원들에게 늘 ‘함께 가면 멀리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일동제약을 변화를 주도하는 ‘강한 회사’, 사회와 이웃을 돌보는 ‘정다운 회사’, 직원들의 사기가 충만한 ‘즐거운 회사’를 만들어갈 것이다.


일동제약 아로나민 과일트럭. 21c부여신문

▶ 화목한 가정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과 가족들에게 당부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집 가훈은 ‘삼화’이다. 집안이 화목하고(家和), 주변 사람과 화목하며(人和), 어렵더라도 편안한 마음(心和)을 가져야 한다고 늘 강조하고 있다. 가족은 물론 사회생활을 통해 얻어진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라고 말한다.

지금도 집에는 어머니와 아들 내외, 그리고 손주까지 4대가 살고 있다. 가족들이 함께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해결하는 것보다 더 좋은 가정교육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태도와 마음가짐은 신체까지 건강하게 해준다. 삼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치(李政治)
ㅊ 21c부여신문

1942년 8월 15일 부여 출생

■학 력
1961년 대전고등학교 졸업
1965년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1971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농화학과 석사학위 취득
1977년 일본 오사카대학 국제미생물대학원 수료
1981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식품공학과 박사학위 취득
1983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
2004년 KAIST KCEO과정 수료

■경 력
1967년 12월 일동제약(주) 입사
1981~1989년 고려대, 건국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한경대 강사
1982년 3월 일동제약(주) 생산담당 부장
1986년 일동제약(주) 생산담당 이사
1992년 7월 일동제약(주) 기획조정실 상무이사
1996년 5월 일동제약(주) 경영정책실 실장
1996년 8월 일동후디스(주) 감사
1997년 5월 일동제약(주) 생산본부장
1998년 5월 일동제약(주) 전무이사, 경영지원본부장
1998년 6월 유니기획 대표이사 사장
2001년 7월 일동제약(주) 경영지원 및 생산 담당 부사장
2003년 6월 일동제약(주) 대표이사 부사장
2005년 2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이사 · 부회장(현)
2005년 4월 일동제약(주) 대표이사 사장
2010년 2월 일동제약(주) 대표이사 회장(현)
2012년 12월 UN 새천년개발목표지원 특별 자문위원(현)
2013년 5월 한국광고주협회 회장(현)

■수상내역
1998년 10월 마약퇴치 유공 대통령 표창
2007년 11월 고려대학교 경제인 대상
2008년 12월 올해의 대능인상
2010년 11월 2010 한국 CEO대상
2011년 7월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 지식경제부 장관상
2013년 2월 2013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선정 (혁신경영부문)
2013년 11월 고려대학교 자랑스런 생명과학대학인상
2013년 11월 2013 글로벌경영대상 최고경영자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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