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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스스로 견성(見性)하라!
[독자기고] 스스로 견성(見性)하라!
  • 21c부여신문
  • 승인 2012.01.12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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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철 신 종양내과 의학박사, 부여현대내과 원장 21세기부여신문 독자위원장 21c부여신문
간음죄로 붙잡혀 끌려나온 ‘막달라마리아’에게 그녀를 에워싼 군중들이 돌을 던지려하자 예수가 말한다. ‘죄없는자,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모두들 손에 든 돌을 내려놓는다.

이 세상에 살면서 몸과 마음에 먼지 없는 사람이 있을까? 깨치기 전에 무지에서 지은죄는 참회하면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때는 똥과 오줌을 가리지 못해도 죄가 될 수 없는 이치이니, 선과 악은 그 본성이 없다.

티벳고원은 추운 지역이라서 시체가 썩지 않아, 지수화풍의 자연으로 되돌아가기 힘들다. 화장을 하려해도 땔감조차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티벳에선 조장(독수리에게 사체를 맡기는 것)의 풍습이 있다. 살아 있는 자들에게 몸에 대한 집착을 줄여주고 탐욕스러움을 경계하고자 함이다. 영혼이 떠난 육체는 자연의 구성 성분과 똑같은 원자와 분자로 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신토불이(身土不二)이다.

이몸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내것이 아니었거늘, 잠시 자연으로부터 육체를 빌려입었던 것이니, 우리의 몸은 우주만물의 일부이며, 우린 서로 한 몸뚱이 인것이니 서로를 아끼며 살아야 한다.(동체대비·同體大悲)

외눈박이만 사는 나라에선 두 눈을 가진자가 비정상이니 주(主)와 객(客)은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만든 유위법(인간들 끼리의 약속)일 뿐이다.

사물을 거울에 비추면 항상 똑같은데, 내 마음에 비추면 분석, 응용, 창의력으로 무장된 세속적 지혜와 고정된 관념이 머릿 속에 꽉 차 있으니 존재의 참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탐내고 분노하는데
마음이 머무르니, 알음알이가 깊어지고 항상 두려워 한다.

햇빛이 산골짜기를 비추고 물소리가 메아리를 만들면 그 소리와 빛깔 그대로의 여여(如如)한 진리를 관조하면 되는 것이지 거기에 내 마음을 보태지 마라.

돈과 사랑과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해 오면서 다생에 익혀온 업식에 휘둘리고, 지혜의 안목이 열리지 않아 절대 불변의 ‘나’가 존재한다고 착각하고, 세상 만물은 찰라찰라 존재할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변해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지혜의 눈이 열리면 인위적인 의도없이 세상의 이치대로 자연스러운 삶을 살 수 있으니, 내몸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면 육체를 받고 살다가 또 죽어야 하는 반복되는 순환의 고통도 사라지게 된다.

코끼리의 모습을 한 번 보기만 하면 되는것을 말만 듣고 그리려하니 코뿔소가 되더라.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는 커서 꿈을 꾸더라도 소리만 들릴뿐 꿈 속에서 사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영원히 살고 싶으면 눈을 떠라. 일어나는 욕망과 분노를 억누르는 삶과 욕망과 분노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삶은 천지의 차이니 확철대오하고 싶거든 조사(스승)의 말만듣고 코끼리를 그리려하지 말고 스스로 견성(見性)하라!

새해 복 많이 짓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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