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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아침]
[시로 여는 아침]
  • 임선희
  • 승인 2014.01.23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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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에서 작은 소나무밭 지나
큰길따라 그 끝에 둥그렇게 자리잡고 있던
털털한 궁남지가
보고싶다
땅콩밭 지나 커다란 미류나무 서있는
논두렁 두어마지기 가로질러
국민학교로 가던 그 길을
다시 씩씩하게 걷고싶다
금성산 올라가며 아카시아 잎사귀
두 손 가득 가져다
내 머리 네 머리 돌돌말아 파마하던
옆집 아이가
너무 너무 그립고
백마강 얼어붙은 날
실컷 썰매타고 축축해진 바지랑
집에오며 혼날 걱정은 두 번째
마냥 재밌기만 했던 오학년 겨울방학이
많이 많이 그립다
부여 한가운데 넓은 풀밭 차지하고
늙어버린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군청 앞 누군가를 기다리던
그 씩씩한 계백장군 동상이~
보고싶다
소풍 때마다 찾아가던 부소산
그산 어딘가에 꼭꼭 숨었을
어린 나와 어린 내 친구를
우리반 오락부장 신나는 춤에
우리의 삼삼칠 손뼉소리를
분명 기억하고 있을 부소산이 있는 부여

내가 살던 부여에 가고싶다
오늘 가고싶다

임선희 21c부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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