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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특유의 멋스런 '치미'
백제 특유의 멋스런 '치미'
  • 21c부여신문
  • 승인 2012.01.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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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치미 鴟尾: 부여 부소산 절터 출토, 높이 91.5㎝,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21세기 부여신문에서는 창간 7주년을 맞이해 1400여년 전 찬란했던 사비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우리고장 문화재를 찾아 국립부여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하여 소개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인간 생활에서 기본적인 문제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어디에서 사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문제가 가장 궁금하다.

선사인의 생활은 제일 먼저 동굴, 바위 그늘에서 살기 시작해 강가나 바닷가 근처에서 추위와 비바람, 짐승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땅을 파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어 움집을 만들어 짓고 살았다.

삶의 생활이 점차 나아지면서 벽이 생겨나고 지붕을 만들어서 갈대, 볏짚, 나무판자, 기와 등을 이용해 올려 덮었다.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에서 기와지붕이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삼국시대의 건축에서부터 지상가옥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신분에 따라 대문, 담장, 건축의 장식물 등을 꾸미게 됐다.

특히, 왕이나 귀족의 주택은 여러 가지 모양의 기와와 다양한 건축장식물을 사용한 화려한 건축물들이 생겨났다.
부소산성 치미 21c부여신문

전통건축 중 지상가옥에서 지붕을 덮는 기와는 수키와와 암키와 등 다양한 종류들이 널리 사용됐다. 이중 ‘치미(鴟尾)’는 대형의 장식용 기와로 지붕 위 용마루 양쪽 끝에 높게 설치한 상징적인 조형물이다.

치미의 기원은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나 건물의 모양새와 권위를 나타내고 화재예방을 기원하는 길상(吉祥)과 벽사(辟邪)의 상징으로 새의 깃털, 물고기 또는 용의 꼬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로 일명 ‘망새’ 라고도 부르며, 통일신라 때에는 ‘누미(樓尾)’라 불렀다.

백제시대의 부소산 절터 출토 치미(높이:91.5㎝), 미륵사지출토 치미(높이:100.0㎝)와 신라의 황룡사출토 치미(높이:186.0㎝) 등은 매우 웅장하고 건물의 위엄을 나타낸다.
치미 위치도 21c부여신문

치미는 건물 지붕의 규모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작은 건물 지붕의 치미는 작게 만들어 한 번에 제작하지만, 건물이 크면 지붕의 크기에 맞추어 치미도 커지게 되어 몸체의 상하 부분을 나누어 따로 제작한다.

부여 부소산 절터출토 치미는 측면 몸체의 안과 밖을 2줄의 굽은 돌대로 둘로 나뉘어 구획했다.

내측에는 침선이 옆으로 나 있으며, 그 가장자리는 날아갈 듯 펼친 새의 날개깃 모양으로 층단을 이루면서 생동감 있게 장식했다. 뒷면 중앙에는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백제 특유의 단아하고 부드러운 8엽 연꽃무늬를 화려하게 부조해 세련된 미적 감각을 표현했다.

※ 길상(吉祥) : 운수가 좋을 징조 도는 경사가 날 조짐.
벽사(辟邪) : 요사스러운 귀신과 악귀의 침입으로부터 방지하고 물리침.

한 봉 규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21c부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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