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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지키고 싶은 치아의 개수
[의학칼럼] 지키고 싶은 치아의 개수
  • 송태진
  • 승인 2014.02.13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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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관리 시장에서는 ‘2080 운동’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의미는 ‘80세까지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가지자’라는 것입니다. ‘20개의 치아가 80세를 보장한다’ 로 바꿔 생각해볼 수도 있겠네요.

이것과 연관된 치약제품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 숫자를 보고 ‘20대 나이의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자’라고 오해했습니다. 그래서 ‘2880’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지요. 왜냐하면, 사람의 치아는 사랑니를 제외하더라도 20개가 아닌 28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20%의 치아만으로 80세까지 버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소수의 치아가 80% 이상의 기능을 하기에는, 우리가 먹어야 할 것과 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2080’일까요? 한국구강보건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평균 40세의 국민에 가진 평균 잔존 치아 개수가 22개라고 합니다. 이것이 평균 70세 정도가 되면 17개 밖에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 때문에 건강한 20개의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즉 ‘2080’은 80세까지 적어도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자는 아주 현실적인 목표치를 설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젖니의 개수도 20개입니다. 이것은 음식을 씹고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고 얼굴 형태도 제대로 유지되는 최소의 개수라고 봐도 됩니다.

치과보철학에서는 ‘Shortend dental arch’라고 해서 필요한 최소의 치아 개수로 봅니다. 따라서 임플란트 등을 계획할 때 비용을 최소로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치아 개수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치과의사로 일하다 보니 젊은 나이에도 치아의 개수가 20개가 되지 않는 분도 자주 봅니다. 치아를 뽑아본 경험이 없는 분들은 치아의 소중함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극성스러울 정도로 자녀의 치아 상태를 점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 대부분은 자신이 치아 때문에 너무 고생하고 관리를 잘 못한 것이 후회되어 자식은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치과질환은 정말 어쩔 수 없이 치과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통증이 있을 때가 되어 내원하게 되면 이미 손상이 심해서 뽑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아를 살리고 싶지만 시기를 놓쳐 치료할 기회도 가져보지 못한 치과 의사 입장도 안타깝긴 마찬가지입니다.

치과에서는 자연치아 살리기 운동이 꾸준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치료가 곤란하여 뽑기 일쑤였던 치아들도 이제는 전문적인 잇몸치료, 신경치료와 보철치료를 통해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치아를 살릴 수 없는 시점 임에도 치과의사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서 억지로 살려보겠다고 매달리는 것은 자칫 염증을 퍼트려 추가적인 골소실 등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나중에 시행하게 될 임플란트나 다른 보철술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치아를 열심히 살리고자 하는 노력은 하되 치과의사의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치아를 뽑는데 아주 신중합니다. 즉 뽑아야 한다고 진단된 치아라면 미련을 버리시고 의사의 진단을 믿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과의사 또한 최선으로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노력의 모습을 보여서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모든 노력이 있어야 건강한 20개 이상의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할 수 있겠지요.

ㄹ 21c부여신문

송 태 진
서울 하이안 치과의원 원장
(대전 둔산동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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