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걷기 운동과 같은 얼굴의 운동이 있습니다. 바로 씹는 행위인 ‘저작 운동’입니다. 저작 운동의 사전적 의미는 ‘음식물을 구강 내에서 잘게 씹어 소화액과 접촉하는 면적을 크게 하고, 타액과 잘 섞이게 하여 소화관에서의 소화 흡수를 돕는 작용을 말한다’입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기능이며 많은 분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게 부수어 소화를 돕는 것만이 저작 운동의 다가 아닙니다. 저작 운동에 관여하는 주요한 근육은 교근, 측두근, 내익돌근, 외익돌근 입니다. 이 근육의 작용은 뇌세포와 신경을 자극하여 활성화 됩니다.
일본의 기후대학 연구팀은 ‘씹는 활동이 치매를 예방하며, 적절한 뇌기능을 유지하게 한다’고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험을 통해 고령 환자에게 의치를 장착한 후 기억력이 증진될 뿐 아니라, 몸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저작 운동은 또한 침샘에서 침이 잘 나오게 합니다. 침에는 필수전해질, 당단백질, 향균성 효과 외에도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침은 음식물의 유해 세균을 죽이고 입 안의 상처를 치유하며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일차 소화 작용을 하고 더불어 식품첨가제나 환경호르몬 같은 화학적 성분을 중화하거나 불활성화 하는 정화 작용도 합니다.
음식을 잘 씹을 경우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은 침 속의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가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DNA 변화를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치아가 만약에 상실된다면, 저작 기능이 저하되어 음식물을 대충 삼키게 됩니다. 소화기관에도 부담이 되어 섭취해야 할 식품을 고르게 먹기 힘들어져 영양의 불균형이 옵니다.
치아의 개수가 많이 줄어들게 되면 남아 있는 치아에 무리가 되어 손상의 속도가 더 심해지게 됩니다. 잔존 치아의 통증으로 잘 씹지 못해 결국 턱관절 장애까지 올 수 있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앞니가 손실된 경우에는 발음이 불명확해지고 심미적으로도 문제가 되어 대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스트레스와 과민증도 생기는 경우를 봤습니다.
최근 노후대비를 위해 투자상품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은퇴이후에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입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모든 준비를 잘 해 놓고서도 씹어 먹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더 늦기 전에 저작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송 태 진 서울 하이안 치과의원 원장 (대전 둔산동 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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