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왔다 오고 있다
버스 안에서 밖이 다 그림이다
다 액자안 내가 그린 풍경이다
눈 맞는 저 사람들이
눈 이고가는 저 자동차가
버스안 긴 창문사이로 지나가버리는
가장 길다란 그림이다
하얘진 논과 밭의 경계에
우두커니 눈 맞고 있는 미류나무 두 그루도
그렸다
여기저기 앙상한 나뭇가지를
세상에서 제일 하얗게
그렸다
하얘진 산들이 돌면
나오고 돌면 나오고...나오고...
좀전에 본 그 나무가
또 있고 또 있고 또 있고...
계속 계속 이쁘기만 하다
버스 안에선
세상이 다 그림속 풍경이다
녹을 듯 말 듯하다 녹아버린
버스창에 쭈루룩 미끄러진 눈이
웃기다
잘 잊혀지지 않는 어제의 나를
내내 다 잊고 울컥했던 가슴사이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보고 있다
좋다
저 밖의 나도 누군가가 그리는 풍경이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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