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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부여의 노래
[독자기고] 부여의 노래
  • 21c부여신문
  • 승인 2012.01.1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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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희 철 부여군 문화축제담당 21c부여신문
1930년대 이후 한 지역을 소재로 대중가요 80여곡, 가곡 10여곡 등 90여곡의 노래가 만들어져 불리고 있는 곳이 있다면 여러분은 믿겠는가.

바로 우리고장 부여가 그곳이다. 우리는 흔히 부여의 노래하면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잊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로 시작되는 이인권의 ‘꿈꾸는 백마강’이나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오면~”으로 시작하는 허민의 ‘백마강’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이 노래들은 현재도 대중이 애창하고 있고 백마강 유람선을 타고 고란사에서 구드래 방면으로 올라치면 마지막에 이 노래가 흘러나와 듣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어 준다.

이 외에도 김정구의 ‘백제의 봄빛’과 ‘낙화삼천’ 손인호의 ‘백제야화’ 남인수의 ‘한 많은 백마강’ 명국환의 ‘백제왕의 최후’ 이미자의 ‘삼천궁녀·사랑의 선화공주·부여 낙화암’ 엄정행의 ‘낙화암’ 등 수많은 가수와 성악가들이 부여의 아름다운 자연과 백제의 한을 노래했다.

특히, 이분들 중에는 부여출신 가수로서 현재도 부여에 살고 있는 허진(예명)의 ‘잘 있거라 백마강’이란 곡이 있는데 음색도 좋고 아주 감칠맛 나게 노래를 불렀다. 이분은 친구의 형이라서 예전에 음반을 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그토록 노래를 잘 부르는 줄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부여의 노래가 있다는 사실이 지역에 알려지게 된 데는 윤준웅 부여문화원장의 노고가 크다. 그는 다년간 이 노래들을 찾는데 노력해오고 있다. 목록을 작성해서 인터넷을 검색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음반을 모으는 등 많은 애착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초 KBS라디오 해피FM ‘세월따라 노래따라’ 라는 코너에서는 한 시간 동안 부여에 대한 소개와 노래가 방송되었다. 윤 원장께서 방송관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인 어필로 결국 성사된 방송이었다.

비록 한밤 중에 진행되는 프로라서 생방송 중에는 청취자가 많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 방송이 다시 한 민족 방송으로 송출되는 등 여러 번 전파를 탔다고 하니 부여를 홍보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이제는 행정에서도 관심을 보여야 할 것 같다. 다행이 이용우 군수가 백제문화제 시 백마강 가요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내렸고, 백제문화제추진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든 성사될 가망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필자 생각에는 가요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기록 보존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수집된 곡들만이라도 추려서 그 노래가 나오게 된 배경이나 장소, 노래와 얽힌 사연 등 음악 평론가의 해설을 함께 곁들인 노래책을 제작한다면 부여군의 또 다른 역사기록이 될 것이다. 또한 부여의 노래를 대중에게 보급하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현대의 젊은이들에게는 식상할지 모르는 애절한 내용의 트롯계열 노래들이 주를 이루지만 부여군민 모두가 사랑하고 전파하여야 할 노래임에는 틀림없다.

나그네 발길 머무는 곳마다 옛 이야기가 솟아나오고 하늘을 우러러 보면 절로 시와 노래가 흥얼거려 지는 곳, 그래서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그곳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부여이다. 긍지를 가지고 우리의 노래를 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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