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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퇴행성과 류마티스 관절염
[의학칼럼] 퇴행성과 류마티스 관절염
  • 임현택
  • 승인 2014.04.09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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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들을 진료하다보면 ‘나이가 들어가며 어디 뼈마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게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면 단위 보건지소의 특성상 평소에 일을 많이 하시는 고령의 환자분들을 대할 경우가 많다. 그 때문인지 통증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분들이 특히 많고, 관절염으로 인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분들의 말을 빌리면 “오래된 기계가 삐걱거리듯 자신도 오랜 기간 관절을 많이 ‘써버린’ 탓에 관절염이 생긴 것 같다”고들 한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전부 다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관절 부위의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은 퇴행성과 류마티스성이 가장 대표적인데 그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퇴행성 관절염은 이름 그대로 관절 부위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나의 관절은 그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 연골, 그리고 그 주변의 인대 등 연부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연골은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연골이 점차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게 되면 주변 관절부의 염증으로 인해 관절염이 발생하게 된다.

쉽게 표현하자면 ‘많이 써서 닳게 되는 것’이다. 앞서 비유한대로 오래된 기계가 삐걱거리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그렇기 때문에 관절 주변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이외에 부종, 마찰음, 관절 움직임의 제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서서히 발생하게 되며, 심한 경우 관절의 변형을 유발할 수도 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다발성 관절염을 특징으로 한다. 대부분 관절 부위의 염증으로 인해 통증, 부종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관절 변형을 유발한다는 점은 퇴행성 관절염과 유사하다.

그러나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관절 증상 외에 발열, 피로감, 근육통, 빈혈, 피하 결절, 궤양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전신성 질환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여러 관절 부위를 침범하기 때문에 동시에 몇몇 관절에서, 그리고 양쪽 관절 모두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보통 손 부위에서 시작되어 다른 관절에도 발생하며, 특히 병이 진행되면 80% 이상에서 무릎 관절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또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경우에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움직임이 제한되다가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조조강직 현상과 함께 뼈가 변형되어 튀어나오거나 결절이 형성되는 류마티스 결절도 특징적인 증상이다.

한의학에서는 “盖痺者閉也, 以血氣爲邪所閉不得通行而痛也”라 하여 관절염을 ‘痺症’이라 표현하였는데, 이는 風寒熱濕의 邪氣가 관절이나 經絡에 침입함으로써 마목, 중착감, 동통, 종창, 굴신불리와 강직성 변형을 초래하는 병증이라 보았다. 痺症은 부위와 양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行痺, 痛痺, 着痺 등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분류를 근거로 기본적으로는 宣通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며, 寒熱虛實에 따라 治法을 선택하여 치료하게 된다.

관절염은 오래 진행될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것과 동시에 관절의 변형과 움직임의 제한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치료와 함께 생활 관리를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나이 탓으로 돌리며 무관심하게 넘어가기보다는 가능한 빨리 적절한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을 받는 것이 좋다.

ㅑ 21c부여신문

임 현 택
부여군 남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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