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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갑상선암
[의학칼럼] 갑상선암
  • 전기원
  • 승인 2014.04.1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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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은 목의 전면에 나비모양으로 기도를 감싸고 있는 장기로 자율신경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이곳에 생기는 암을 총칭하여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무서운 추세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여성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관심과 우려를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는 암이다.

국내 갑상선암 발생율은 인구 10만 명 당 81명(2011년 기준)으로 미국의 5.5배, 영국의 17.5배, 세계평균의 10배 이상이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약 30배 늘어난 수치이며, 증가 속도도 연간 23.7%로 국내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갑상선암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갑상선암의 발병 요인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진단률이 늘어난 것도 큰 원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방암의 예방과 조기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유방암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때 갑상선 검사를 같이 하기 시작하면서 갑상선암의 진단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초음파 진단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전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작은 크기의 종양들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갑상선 질환자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동반된다면 몇 가지 악성종양만 제외하고는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 암은 전혀 특별한 증세 없이 갑상선 부위에 멍울(혹, 덩어리)이 만져져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갑상선 부위의 멍울이 만져진다면 그 중 20~30%가 암으로 판명된다. 대부분 수술 전에 초음파 촬영, 세침흡입 세포검사, 총 조직검사, 컴퓨터촬영 등을 통해 갑상선 암으로 진단되어 수술이 결정되는데, 일부의 경우에 수술 전에는 암으로 판정할 수 없어 수술 후에 제거된 갑상선 조직의 조직학적 현미경 검사에서 암으로 판명된다.

갑상선 암의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목 부위는 숨 쉬는 기관지, 음식을 먹는 식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정맥, 신경 등 중요한 조직들이 분포되어 있어 이러한 기관이 손상을 받거나 암이 그곳까지 파괴시켰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갑상선 암은 다행히도 대부분이 분화가 좋으며, 적절한 수술 및 수술 후의 방사성 옥소 및 호르몬 치료로 완치할 수도 있기에 수술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갑상선 암은 크게 나누어 경과가 아주 좋은 분화암과 경과가 아주 나쁜 미분화암으로 나뉘어진다. 이중 분화암이 90%인데 분화암은 여포성암과 유두상암으로 나뉘어지며 미분화암에 비해 외과적인 절제술로 경과가 월등히 좋다.

최근에는 작은 크기의 갑상선 암 또는 양성종양의 경우에 전경부(목 앞쪽)의 수술 상처를 피하고, 겨드랑이나 유륜(유두 주위) 부위에서 작은 상처를 통해 내시경 수술로 갑상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소개되어 임상 적용되고 있다.

아직 이 내시경 수술은 갑상선 암에서는 제한된 범위에서만 적용되나 양성종양에서는 많이 시술되고 있다. 내시경 시술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부위가 보이지 않고, 기존 수술보다 통증이 적어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갑상선 암의 조직학적 종류, 크기, 위치, 주변 조직으로 침윤 여부 등에 따라 수술의 범위나 종류가 결정된다.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술후유증으로 약 1%에서 목소리를 조절해주는 반회귀 후두신경의 손상이 발생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 약 6개월 내지 1년이면 거의 회복되기도 하고 일부는 성대 성형수술로 치료 될 수 있다.

또 약 2%의 빈도로 인체 내 칼슘농도를 결정하는 부갑상선이 손상됐을 경우인데 이때는 사지가 저려오며, 마비증상을 초래하는데 칼슘을 보충해주면 이러한 증세는 없어진다. 수술과 연관된 이러한 합병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갑상선 전절제술이 분화가 잘된 갑상선 악성종양의 가장 좋은 수술법이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착한암’으로 불리는 질환이지만 악성종양인 경우 생명이 걸린 심각한 문제로 돌변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발병을 확인하고 가장 적절한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ㄱ 21c부여신문

전 기 원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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