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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 어떻게 살 것인가?
[교육단상] 어떻게 살 것인가?
  • 권성일
  • 승인 2014.04.2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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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동료 교사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오랜만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궁남지를 꽤나 여유 있게 돌았다. 앞으로도 이렇게 가끔씩 나와 산책을 하자고 했다. 걷는 운동은 우리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도 상쾌하게 만드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하다보니 문득 미세먼지와 황사가 떠올랐다. 요즘 미세먼지는 마스크를 써도 걸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야~ 이거 운동도 마음 놓고 못하는구나!” 싶었다.

생각해 보면 이웃나라가 참 얄밉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하늘을 어지럽히기도 하고, 원자력 방사능 유출로 바다를 어지럽히기도 한다. 그 덕에 우리는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생선도 마음 놓고 못 먹으니 말이다.

그런데 생각을 좀 더 곰곰히 해보니 이것은 몇몇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근본적으로는 지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갑자기 너무 거창한 얘기가 됐지요?) 사실 근본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우리의 문명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세계의 도시와 공장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석유와 전기이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지었다.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면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이른바 ‘지구온난화’ 현상이 생긴다. 태양열이 땅에 닿았다가 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해 지구를 따뜻하게 만든다. 이른바 ‘온실효과’라고도 한다.(많이 들어보셨죠?)

지난 겨울 북미 지역은 체감온도가 영하 50도였고, 남미 지역은 영상 50도였다. 기후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구의 기후시스템 이상 현상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순식간에 균형이 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가 3도나 4도가 더 올라가면 상당히 많은 생물체가 멸종된다고 한다. 게다가 매장된 석유량이 무한하지도 않은 상황이니 공급할 수 있는 석유가 정점을 찍고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되면 엄청난 가격 파동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야말로 난리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대체에너지를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원자력은 엄청난 파괴력이 있다는 것이다. 방사능이 유출되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또한 원자력 발전을 통해 얼마든지 핵무기도 만들 수 있고, 원자력 발전을 하고 난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 어찌해야 하나? 물론 더욱 안전한 대체에너지를 계속 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집 마당을 비추는 햇빛과 얼굴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좋은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다. 지금 우리의 소비생활을 이대로 유지 혹은 더욱 가속화 할 것인가? 아니면 생존을 위해 다른 삶을 생각할 것인가? 참고로 우리나라 1인당 전력 소비량이 유럽보다 많다고 한다.(물론 공업용까지 같이 계산한 것입니다만...)

배고프던 시절, 언제 한 번 우리도 떵떵거리며 잘 살아보나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배고플 때 동경의 대상이었던 잘사는 나라들이 지금은 ‘지속 가능한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 화려한 소비를 꿈꾸는 삶일까?(소비도 격차가 늘어간다.) 아니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삶일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이미 생존의 차원에서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이 되었다.

ㅇ 21c부여신문

권 성 일
부여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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