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축구를 관전할 때에 한 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직접 골을 넣는 ‘중앙 공격수(CF, center forward)’이다. 또한 그라운드의 전후좌우로 공을 전달하면서 한 팀의 전술적 움직임을 조율하여 ‘야전사령관’이라는 별칭으로 종종 불리우는 ‘중앙 미드필더(CM, center midfielder)’도 가장 주목받는 포지션의 하나이다.
두 가지 포지션과 더불어 ‘중앙 수비수(CB, center back)’, ‘골키퍼’를 포함하여 속칭 ‘센터라인’이라고 일컫는데 모두 축구 경기장의 중앙 지역에서 주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 팀의 전술을 실현하는 데에 있어 측면 지역에서 활약하는 포지션보다 중요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렇게 따로 지칭을 하는 것이다.
축구에서 조금 시야를 넓혀 야구의 경우를 살펴보자. 야구에서는 투수를 제외한 야수 중에서 포수, 2루수와 유격수의 키스톤 콤비, 중견수를 일컬어 역시 ‘센터라인’이라고 따로 일컫는데 이들의 중요성이 수비적으로 타 포지션에 비해 강조되기 때문이다. 축구나 야구를 막론하고 ‘센터라인’ 포지션에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팀은 강팀으로 군림하게 된다.
축구나 야구와 같은 스포츠에서의 한 팀은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움직이는데 그 중에서 다른 곳보다도 중앙 지역에서의 활약이 전체의 유기적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침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실제 유기체인 인체의 움직임에서도 이러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인체에는 소위 ‘코어 근육(core muscle)’으로 일컬어지는 근육군이 있다. 여기에는 인체의 내장을 둘러싸고 있는 몸통 중심 부위에 위치하는 근육들이 속하는데 몸통 앞쪽의 복근들(복직근, 복사근, 복횡근)과 허리를 세워주는 몸통 뒷쪽의 척추기립근, 그리고 몸통 속에 있는 장요근과 요방형근을 포함한다.
‘코어(core)’란 ‘핵(核)’을 의미하므로 쉽게 말해 인체 활동의 중심을 담당하는 근육들이다. 축구나 야구의 ‘센터라인’과 일치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겠다.
이들 근육은 마치 과거의 여성들이 사용했던 코르셋이나 남자들이 사용했던 멜빵과 같이 인체의 아래-위와 전후-좌우를 띠로 묶어주어 인체의 움직임이 보다 잘 짜여진 모습으로 일어나도록 한다. 그러므로 ‘코어 근육’들이 건강한 사람은 몸통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울 뿐만아니라 자세가 바르고 팔-다리의 움직임을 그 가운데에 있는 몸통에서 잘 조정할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들은 훌륭한 운동능력을 소유할 수 있으며 같은 활동을 해도 타인에 비하여 근골격계 질환의 가능성이 적고 혹여나 부상을 입더라도 회복이 빠르다. 같은 이유로 인체의 근골격계의 제반 질환들은 이 ‘코어 근육’들이 다양한 이유로 약화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코어 근육’과 일면 상응하면서도 상이한 함의를 지닌 개념이 있다. 바로 ‘종근(宗筋)’이라는 것이다. ‘종(宗)’은 ‘맏이’이며 ‘근(筋)’은 ‘힘줄’이므로 쉽게 말해 ‘으뜸가는 근육’이라는 말이 되겠다. ‘종근’은 ‘코어근육’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나 한의학 개념으로서 한의학에 녹아 있는 차별화되는 의미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이야기해볼 것이다.
축구와 야구의 이야기를 길게 하며 ‘코어 근육’과 ‘종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근골격계 건강을 위한 열쇠가 되는 중요한 개념들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향후 연재되는 칼럼을 통해 이들의 중요성을 조금 더 알아보고 이들을 강화시키는 운동법과 더 나아가 ‘종근’과 관련된 한의학적인 양생(養生)을 알아보고자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니만큼 이어질 칼럼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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