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재앙, 사라지는 생명
4대강사업 재앙, 사라지는 생명
  • 이종순 기자
  • 승인 2014.07.0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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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4대강사업 이후 흰수마자 등 법적보호종 어류 無
정부측 4대강 수생태계 변화 보고서 입수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4대강범대위’)와 4대강조사위원회(이하 ‘4대강조사위’)는 국립환경과학원과 4대강수계관리위원회가 작성한 2013년도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계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이하 ‘보구간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정부는 2010년부터 4대강사업 보설치구간의 수생태계 변화를 조사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입수한 보고서는 2013년도의 모니터링 결과와 함께 지난 4년간(2010년~2013년)의 변화양상을 기술하고 있다. 4대강범대위와 4대강조사위는 전문가들과 함께 이 보고서를 분석해 4대강의 생태계에 나타나는 변화를 살펴봤다.

보고서에 나타난 4대강 생태계의 변화(요약)

이번 분석 결과 4대강사업 이후 하천 생태계에 심각한 악 영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4대강사업 이후, 독성 남조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 꾸구리, 돌상어 등 여울성 어류가 감소하는 반면, 고여 있는 물에서 서식하는 어종이 늘어났다.

수달 등 멸종위기 포유류들도 하천환경 변화로 본류 구간에서 서식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깔따구 등 오염에 강한 저서생물이 증가하며, 수변 식생도 외래종이나 생태계교란식물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각 수계별 주요 변화상을 요약.

▲금강

△어류 : 본류에서 법적보호종 (흰수마자) 사라짐. 지류에서의 보호종 개체수 감소.

△저서생물 : 흐르는 물에서 서식하는 종 감소.

△담수성 생물 증가 : 공주보, 세종보 등 보 주변에 큰빗이끼벌레 증가. 부영양화가 심각한 저수지나 강에서 번식하는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은 금강이 부영영화의 심각성과 호수화 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식생 : 귀화식물과 생태계교란식물 증가

△어류 : 줄어드는 보호종

금강 본류에서는 2012년에 이어 법적보호종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흰수마자가 채집된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지류하천에서는 미호종개(천연기념물 제454호)와 흰수마자(멸종위기야생동물1급) 2종의 보호종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본류에서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지천, 유구천 등의 지류하천에서만 출현했다.

하지만 지류의 보호종 개체수도 감소하고 있다. 2010년 당시 2종15개체가 발견됐으나 2013년에는 2종6개체만이 출현했다. 그 원인과 관련해 ‘잦은 하천 공사(하상정비)로 인한 개체군의 서식 공간의 파괴 및 본류구간의 준설공사로 인한 지류하천 하상의 유실 때문에 발생되는 미소서식지의 감소, 담수로 인한 수위 증가로 유입지천 말단부의 흐름 유형 변화’가 서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서는 적고 있다.(‘2013년 금강 수계 보 구간 보고서’179쪽)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저서생물) : 종 수의 감소

조사 기간 동안(2010~2013년) 저서생물의 출현 종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준설과 보 건설 이후 유속 감소 등으로 흐르는 물에서 서식하는 유수성 종(강도래, 날도래, 하루살이 등)의 출현 종 수도 감소했다.(‘금강 수계 보 구간 보고서’167쪽)

△식생 : 늘어나는 귀화식물과 생태계교란식물

귀화식물의 출현 종수가 4대강사업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34종이던 귀화식물은 사업 후인 2013년 46종으로 크게 늘어났다. 귀화율은 2010년 14%에서 2013년 약 18%로 증가했다. 분포면적은 2010년 3.4%에서 2012년 17.5%로 크게 증가했으나 인위적인 하예작업의 영향으로 2013년에는 다시 감소했다.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은 2010년 4종에서 2012년 이후 5종으로 늘었고, 분포면적도 2010년 0.2%에서 0.6%로 증가추세를 보였다.(‘금강 수계 보 구간 보고서’134쪽)

▲낙동강

△식물성 플랑크톤 : 4대강 사업 완공 이후인 2012년부터 독성 남조류가 우점하고 있음. 특히 2013년에는 남조류의 현존량이 월등히 증가

△어류 : 법적 보호종(흰수마자, 백조어)의 조사지점과 서식개체수 급격히 감소

△저서생물 : 깔따구류 등 오염에 강하고 흐름이 없는 곳에서 서식하는 종류 우점.

△식생 : 외래종과 생태계 교란 식물(가시박 등) 확산. 보로 인한 수위 상승으로 버드나무 군락 고사

▲한강

△어류 : 멸종위기종(꾸구리, 돌상어 등)의 개체수와 발견지점 감소

△저서생물 : 수변 서식처 다양성이 낮아져, 저서생물의 종 수 감소

△포유류 : 은신처 감소, 탐방객 증가 등으로 포유류의 출현종 감소. 특히 법적 보호종(수달, 삵 등)도 발견개체수 줄어듬

△식생 : 귀화식물과 생태계교란식물의 증가. 멸종위기종 식물 대체서식지 제 기능 못함.

▲영산강

△저서생물 : 흐르는 물(유수역) 선호하는 종 감소, 고인 물(정수역) 선호종 증가

▲4대강사업이 미친 영향

이번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구간 보고서’는 4대강이 가지고 있던 고유한 하천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망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의 흐름이 있는 하천 생태계가 물이 정체된 호소화된 형태의 생태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4대강사업 이전부터 예고되었던 일이다. 4대강사업은 총 16개의 보(댐)을 짓고 막대한 양의 준설로 하천의 모래, 자갈을 제거한 사업이다. 그 결과 하천 생물의 서식처인 많은 습지들이 사라지고 흐름이 사라진 채 고인 물만 가득한 상태로 바뀌었다. 이것은 한국 하천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생태계가 사라져 간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멸종위기 어류들은 맑고 유속이 빠르며 얕은 여울에서 주로 서식한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본류는 사실상 이런 물고기들의 서식이 불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보로 인한 깊은 수심, 나빠진 수질, 준설을 통한 모래 제거는 이들의 생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예: 흰수마자, 꾸구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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