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픈 외할머니 보러
가던 길.
뒷뜰 장독대 옆
앵두나무에 앵두 열리고
대나무숲사이 시원한 바람불면
찾아가던 울 외갓집
가던 그 길...
백마강 다리 끝에서 만나는
규암, 세 살부터 여섯해를 살았던 곳
여전히
낮익은 몇몇 건물사이로
엄마 쫓아가던 규암장터 보이고
호떡 하나 손에 쥔 나와
막내동생 업고있던 젊은 엄마를
그리움으로 그려 한장 넘기고
그 작은 발걸음으로
엄마 걸음따라 바쁘게 도착한
규암 나루터 앞 버스정류장
그곳에서
일곱살의 나와 내동생을
원문리 외갓집 가는 버스에 태운다
가는 길 내내
딴펄의 빼곡히 펼쳐진 배추밭을
그리움의 둘째장으로 그려 넘기고...
여덟살 보고픈
국수공장 옆 친구집
가늘게 늘어진 국수가락 사이로
어렴풋이 놀고있는
나와 이름모를 친구 그려
또 한장 넘기고
도착한 곳이 외갓집 들어가는 길목이다
그 길따라
또랑 하나랑 같이 걸어가고
문화관 지나 고추밭 끝에
우물 돌아가면
담배대 길게 잡고 은회색 한복 동여매고
조금은 구부정
흰머리를 비녀에 말아 꽂고
우릴 기다리던
우리 외할머니가 보인다
지금은
그 길목 무덤에 누워 기다리는 할머니...
그리움으로 넘기려 해도
아무리 넘기려 해도
오늘은 넘겨지지 않아
그곳에 내마음 전부를 놓고
외갓집 가는 시골길에
어제 오늘 있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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