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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행 - 윤재환의 부여답사기] 백마강 선상답사-⑴
[연재기행 - 윤재환의 부여답사기] 백마강 선상답사-⑴
  • 윤재환
  • 승인 2014.10.0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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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 26일 기행편>

지난 7월 15일에 있었던 전국 민학회 공동답사 ‘금강 천리길’(구드래에서 군산까지, 선상답사) 행사를 참가하면서 부여를 잘 아는 분이 기획한 행사가 아니다 보니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 행사를 진행하면서 줄곧 다시 한 번 선상답사를 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동행한 대원이랑 영신이에게 다시 한 번 우리 친구들끼리 행사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한 것이 발단이 되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

우선 자주 답사를 같이했던 친구들, 가족과 부여에서 ‘백제문화동호회’란 모임으로 고적답사를 하는 분들의 연합형식으로 배를 띄우기로 김영구(백제문화동호회 총무) 선배와 의기를 투합했다.

실무적으로는 답사자료를 김영복(문우서림 대표) 선배의 ‘금강단상’을 전재한다는 허락을 받고, 김인권(부여문화원 사무국장) 선배의 금강답사 자료(지도포함) 또한 전재하고, 내가 지난 번 민학회 답사 때 쓴 글을 넣는 것으로 20여 페이지 분량으로 서울에서 준비하고, 배 운항관련은 군청 이삼철 후배가 처리하고, 연락 및 세부적인 기획 및 준비는 대원이가 경수랑 충학이 길채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는 것으로 하였다.

민학회 답사이사를 맡고 있는 영복이 형이 몇 년 전부터 민학회의 금강탐사 안 중 공주에서부터 장항까지를 뱃길로 가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의견 타진을 했을 때, 나는 충주의 대청댐을 막은 이후로 수량이 부족하여 배를 띄우기는 무리이나 부여에서 장항까지는 하구언을 막아 서해안으로 빠지지는 못하더라도 가능하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지난 6월 초 전국 4대 민학회 공동으로 구드래에서 웅포까지 답사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는 모든 계획에 우선하여 답사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7월 14일 토요일 오후 2시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예약된 분이 약 55명이었는데 월요일까지 비가 계속해서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 탓인지 꼭 44명이 하나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을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나는 4일 전 양평에 있는 서울종합촬영소에서 3차원 입체영상기기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나오다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발목 인대가 늘어난 상황이라 집에서는 환자가 아픈 몸으로 비가 계속 온다는데 어디를 가느냐고 곱지 않은 따가운 애정의 시선을 한몸 가득히 받으며 단지 부여에 관심 있으신 여러 어르신들께 부여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좀 더 친근하게 부여를 소개를 해드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일념만으로 버스에 몸을 실은 처지였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토요일 정오부터 실시되는 버스 전용차로제의 효과를 만끽하면서 천안 톨게이트를 벗어나 국도변 소정리의 백제휴게소에서 15분간의 휴식을 취하고, 이내 버스를 달려 차령고개를 넘어 4시 30분경에 공주박물관의 ‘무령왕릉 발굴 30주년 기념전’을 관람하였다.

원래 공주박물관은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 관련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곳이고 이때 일본에서 금송(무녕왕릉에서 발견된 관목재, 전세계에서 일본에 1과1속1종 밖에 없는 나무라고 함) 한 그루를 가져와 박물관 앞에 심어 놓은 것이 지금은 멋들어지게 자라 있는데, 이는 백제와 일본의 교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무령왕릉은 묘지석과 매지권등이 발견되어 무령왕의 정확한 편년 물증이 나온 것으로 패망한 국가로서 기록과 유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백제사 연구에 가뭄에 비가 내린 것처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대사건이었다.

관람이 끝날 무렵 장대 같은 장마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적당히 비를 맞고 연기군 의당면에 소재한 심우성 선생의 민속극박물관에서 부산 민학회는 비로 인해 늦게 도착하니 먼저 일정대로 진행을 하라는 연락을 받고 서울·공주·광주 민학회만 참석한 상태로 오후 6시 40분부터 1시간 여의 심우성 관장의 일인극인 ‘결혼 굿’을 관람했다.

이후 약 10분 거리에 있는 ‘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하여 저녁 배식을 받아 식사를 마칠 즈음 부산 민학회 버스가 들어와 식사 마치길 기다렸다. 잠시 강당에 모여 약 30분간 각 민학회의 소개 시간을 갖고 밖으로 나가 너른 마당 가운데 장작불을 지펴 놓고 각 민학회별 장기자랑을 하면서 곁들이는 소주와 청양 구기자술 등은 신선이 따로 없는지라, 그 시간 서울은 물난리가 났으나 공주는 전국의 민학꾼들이 모여 우애를 다지는 자리라 비님이 피해 갔는지 덮지 않은 바람만 솔솔 불어 흥취를 더욱 돋울 뿐… 각각 삼삼오오로 나뉘어 추가적인 정담을 나누기를 여러 차례 여기저기서 한 두 분씩 잠을 청하기 시작하고…

<다음 회에 계속>

ㅠ 21c부여신문

윤 재 환
신 부여팔경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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