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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 행복 10계명
[교육단상] 행복 10계명
  • 최규학
  • 승인 2014.10.29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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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란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은 저명한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이다. 그는 무신론자, 무정부주의자로서 심오한 휴머니즘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평화운동, 핵무장 반대운동 등 사회변혁운동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생전에 철학, 수학, 과학, 윤리학, 사회학, 교육, 역사, 정치, 종교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40여권의 명저를 남겼으며,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1950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러셀이 1930년에 발표한 「행복의 정복 The Conquest of Happiness」은 출간 이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행복이란 끊임없이 쟁취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먼저 불행의 원인을 알고 이에 대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불행의 원인으로는 단절, 경쟁, 권태, 걱정, 질투, 죄의식 등을 들고 있다. 사람들이 절망의 늪에서 고통을 잊으려 술, 방탕 등의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의 생명을 줄여 고통을 견디는 일시적 자살로 보았다. 경쟁에는 옆 사람을 뛰어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식의 쓸데없는 소모적 경쟁이 많은 것으로 보았으며, 질투는 인간 본성 중 가장 불행을 자초하는 위험 요인으로 분석했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질투하고, 여자가 남자를 질투하며, 정숙한 여자가 문란하면서도 잘 살아가는 여자를 질투하는 것 등은 행복을 감소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행복의 요인으로는 열정, 사랑, 가족, 일, 관심, 노력 등을 들고 있다. 삶에 대한 열정과 폭넓은 관심, 사랑의 신비 등이 행복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러셀이 제기한 행복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기 위해서 세계적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Alexandros the Great, BC356-323)과 무소유의 철학자 디오게네스((Diogenes, BC 412-323)의 만남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후대의 학자들은 이 두 사람의 만남을 얻으려는 자와 버리려는 자,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절묘한 만남이라 평하고 있다.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겉으로는 불행한 듯 보이지만 속으로 행복한 자와 겉으로 행복해 보이지만 속으로 불행한 자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디오게네스는 자신의 집과 재산을 버리고 일생을 작은 통 속에서 살면서 진정한 인간을 찾기 위해 대낮에도 램프를 들고 다녔다고 한다.

알렉산더가 디오게네스를 만났을 때 소원을 물으니 “햇빛을 가리지 말고 비켜주길 바라오.”라고 대답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알렉산더는 “내가 만약 알렉산더가 아니라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고 한다.

디오게네스는 행복이란 인간의 자연스런 욕구를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만족시키는 것으로 자연스런 것은 부끄러울 것도 없고 보기 흉하지도 않고 감출 필요도 없다고 보았으며 이런 원리에 어긋나는 법과 관습이나 편견을 조롱하였다.

디오게네스는 스스로를 개와 비유하였으며 견유학파(犬儒學派)의 원조가 되었다. 개는 무엇인가를 주는 사람에게 꼬리를 흔들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 사람에게 짖어대며, 괴롭히는 사람은 물어뜯는 성질을 가졌다.

또한 개는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연의 모든 것을 즐기고 느끼며 기뻐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러한 점에서 개와 디오게네스는 많이 닮았으며 노자, 장자의 무위자연 철학과도 유사하다.

이런 철학을 실천한 디오게네스는 가난했지만 90까지 장수하였고 단 한 줄의 글도 남기지 않고 단 한 벌의 옷도 남기지 않았지만 엄청나게 많은 것을 남긴 알렉산더 대왕과 필적하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은 젊을 때 고르디우스의 매듭 문제를 단 칼에 잘라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고 생전에도 전설적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사후에는 영원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였으며 정복지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알렉산드리아 지명의 도시 70여개를 건설했다. 그의 세계 정복은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하여 헬레니즘 문화를 탄생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로서 학문도 깊었고 명언을 많이 남겼는데 “나는 미천하게 오래 사느니 차라리 영광스럽게 짧게 살고 싶다. I would rather live a short life of glory than a long one of obscurity.”는 자신의 말과 같이 33세의 짧은 나이로 큰 명성을 남기고 요절했다.

그는 하나의 꿈을 이루면 좀 더 큰 꿈을 다시 설정하였기 때문에 결국 꿈을 완성하지는 못했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늘 술에 취하고 난폭했으며, 여자에게 무관심했고 자신을 신격화 하였다. 그는 사실 심리적인 정신병자로서 인간적으로 보면 매우 불행한 사람이었다.

러셀이 말한 행복의 정복을 디오게네스같이 심오하고 극단적 방법이나 알렌산더 대왕같이 영웅적인 방법이 아니라 평범하고 쉬운 방법으로 이루고자 한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한 행복 10계명의 실천이 도움이 될 것이다.

(1)다른 사람의 삶을 인정해라.
(2)관대해져라
(3)겸손하고 느릿한 삶을 살아라.
(4)식사 때 TV를 끄고 대화해라.
(5)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라.
(6)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줘라
(7)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해라.
(8)부정적인 대화를 버려라
(9)자신의 신앙 종교를 강요하지 마라
(10)평화를 위해 노력하라.

ㅕ 21c부여신문

최 규 학
충남디자인예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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