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아무 말 하지 말아라!
[독자기고] 아무 말 하지 말아라!
  • 박철신
  • 승인 2014.12.03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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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눈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내 마음이 공(空)하지 않으면 내 눈엔 보이는 것들(색, 色)이 내 마음에 굴절이 되어 왜곡되어서 형형색색 본질과 달라져 보인다. 별심 가득한 사람일수록 너와 나를 포함한 세상 만물이 한 뿌리임을 알지 못한다. 세상이 마음으로 가려져 있으니 이 세상이란 연극무대는 꿈 속의 꿈임을 알아야 한다.

마음이 공(空)해야 색(色)로 공한 것이다. 세상 만물은 본래부터 한 몸뚱이이니 분별할 것이 없다. 하룻밤 꿈에 생명을 받았고, 한낮 단잠에 숨이 멎는다.그렇게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영원히 머무르고 싶어하지만 돌고 돌며 전생에서 지은 악업의 댓가가 깊으니 하룻밤 사랑으로 육체를 받고 나면 그 순간부터 절대 자유는 없다. 깨달음이 사상누각이 되지 않으려면 전생과 금생에 지어왔던 악업을 소멸시켜야 한다. 그래서 참회를 하는 것이다.

참회란 후회와는 다르다. 과거의 죄를 반성함과 동시에 앞으로 잘못을 더 이상 행하지 않기 위한 맹세이다. 그 다음 단계는 계율(살생, 싸움, 도둑질, 사음, 거짓말, 이간질, 질투, 술에 취함 등을 금해야 함)을 잘 지키고 삼독심(탐욕스런 마음, 분노하는 마음,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로 여기는 마음)을 버려 윤회의 세계인 삼계(욕계: 식욕, 성욕, 수면욕이 있는 동물적인 세계, 색계: 성욕도 없고 남녀구분도 없는 세계, 무색계: 물질을 떠난 세계)를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마음의 길(道)을 구하는 방법은 타력수행인 정근이 있고 자력수행인 참선이 있다.

자력수행인 선(禪)이란 지관(止觀), 정려(靜廬), 정혜(定慧)이다. 즉
세상 만물의 이치를 알기 위해
헐떡임을 그치고 관찰하는 것이고
고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고
머물러서 헤아리는 것이다.

심장의 수축기와 이완기 사이, 들숨과 날숨 사이, 눈이 초점을 잃고 생각이 멈춘 멍 때리는 순간이 참선하기 딱 좋은 순간이다. 마음 공부를 하다보면 하늘의 이치와 인간의 이치가 다름을 알게 된다.

말을 배울 때부터 학습되어진 고정관념을 바꾸기 힘들다. 하지만 인간의 관념을 우주자연의 이치와 주파수를 일치시키지 않으면 인간은 영원히 괴롭고 슬픈 존재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몸은 내 고향인 삼라만상의 일부분이 형태를 변형시킨것 뿐이니 ‘나’라는 것도 ‘내 마음’이라는 것도 따로 이름 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바른 지혜를 갖춘 사람은 몸과 마음이 우주 및 자연과 하나가 되므로 따로 형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빛조차 투명하게 내 몸을 뚫고 지나치게 된다. 따라서 염라대왕과 저승사자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내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고, 나를 찾을 수 없으니 저승길로 데려갈 수도 없다. 영원히 살게 되는 것이다.

성서에 보면 사람은 아담으로부터 유전받은 죄 때문에 죽는다.(로마 5:12)고 했다. 물이 죽으면 박테리아가 그 안에 있는 질소화합물을 분해시킨다. 그러한 부패 과정을 통해 질소가 토양과 대기로 돌아가 순환한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다.(히브리 11:3)고 했다.
색(色)이 곧 공(空)이요
공(空)이 곧 색(色)이란 뜻이다.

즉 물이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가 구름이 되고 구름이 비가 되는 것이니, 만물은 끊임없이 변해갈 뿐 머물러 존재하는 것은 없다. 만법의 진리는 인과응보의 원리로 머무름 없이 끊임없이 변해갈 뿐, 그 속엔 고유성질을 가진, 영원불변의 주인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자연을 관조해보면 진리가 하나씩 눈에 보인다. 자연 속에 만법이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계절이 바뀌면서 철이 든다.

봄에는 봄철이, 여름에는 여름철이, 가을에는 가을철이, 겨울에는 겨울철이 든다. 국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것을 철이 들었다고 한다. 자연 그대로의 이치를 나와 동화(同化)시키면 되는 것인데 내 마음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이 마음이 없어진다면 진리를 볼 수 있다. 이것이 무심(無心)이다.

지금 화내는 이 놈은 누구인가?

아무 말 하지 말아라!

ㄴ 21c부여신문

박 철 신
충남의사협회 부회장
부여현대내과 원장
21세기 부여신문 독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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