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유역에서 대량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물 속 용존산소를 바닥내고 암모니아성질소를 크게 증가시키는 등 수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 큰빗이끼벌레 민·관공동조사단(단장 허재영 대전대 교수)은 지난달 11일 충남발전연구원에서 중간보고회를 갖고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보고한 뒤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보고된 결과에 따르면 민·관공동조사단은 지난 10월 17일 금강 공주보에서 큰빗이끼벌레 검체를 채취, 금강물과 증류수가 각각 든 50L 반응조 4개에 큰빗이끼벌레 0.5%~2%를 넣고 용존산소(DO)와 암모니아성질소(NH3-N) 농도변화, 생태독성 등을 실험했다.

실험결과 큰빗이끼벌레 2%를 넣은 수조 속 금강물의 경우 용존산소가 최초 11.2mg/L에서 42시간 이후 0mg/L의 상태로 악화됐다. 또 1.0%의 큰빗이끼벌레를 넣은 금강물은 52시간만에 용존산소가 바닥났으나 8일째부터 소폭 상승하고 증류수는 용존산소 0mg/L 상태가 유지됐다.

암모니아성질소 농도는 큰빗이끼벌레 투여양과 관계없이 58∼64시간 사이 2배 가량 증가했으며, 2%의 큰빗이끼벌레를 넣은 금강물의 경우 처음 0.044mg/L이던 암모니아성질소가 20일 후 11.756mg/L까지 치솟았다.

큰빗이끼벌레 1%를 투입한 금강 물 역시 18일째 9.958mg/L까지 암모니아성질소 농도가 오르고, 0.5% 투입 금강 물은 16일째 4.964mg/L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다. 생태독성은 조사 첫날 및 4일 후 물벼룩을 이용 실험한 결과 생태독성값(TU)이 ‘0.0’으로 나타났다.

민·관공동조사단 중간보고회… 향후 진행방향 등 논의

이번 실험은 물의 흐름이 없는 반응조에서 모의로 진행했기 때문에 금강의 조건과는 다소 다를 수 있으나, 정체수역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사멸할 경우 용존산소 부족이나 암모니아 농도증가 등을 초래해 수중 동식물 서식환경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게 민·관공동조사단의 판단이다.

보고자로 나선 이상진 충남발전연구원 박사는 “대량 발생한 큰빗이끼벌레가 사멸한다면 금강 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 조사·연구를 좀 더 진행해 큰빗이끼벌레 발생억제를 위한 금강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이와 함께 금강의 하천환경과 큰빗이끼벌레 서식현황 등에 대한 조사결과도 발표됐는데,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나 총인(T-P) 등 하천 수질 기준은 개선되고 있었으나 금강 3개 보에서 클로로필-a 농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금강 정비사업 이후 유속이 감소하고 유기물 함량은 증가했으며, 3개 보 중 공주보에서 퇴적토의 오염 농도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도는 지난 8월 ‘큰빗이끼벌레 사멸 시 수질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실시한 바 있으며, 같은 달 민·관전문가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9월에는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10월 30일에는 공동조사단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중간보고회는 큰빗이끼벌레 명명자인 서지은 우석대 교수를 비롯, 분야별 전문가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민·관공동조사단은 앞으로 큰빗이끼벌레의 분포도 등 세부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있게 조사해 나아갈 계획이다.

큰빗이끼벌레는 북미지역과 일본, 우리나라,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발견되는 태형동물로 주로 물의 흐름이 느린 곳에서 대량 성장하는 특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금강의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근원적 차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대량 서식 예방을 위해서는 유속을 현재보다 빠르게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