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학교혁신
[교육단상] 학교혁신
  • 최규학
  • 승인 2014.1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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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학교혁신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그동안의 공교육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함께 학교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공교육 정상화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아주 높은 학업성취도와 아주 낮은 흥미도의 문제를 안고 있다. 세계 각국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2012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는 읽기 1~2위, 수학 1위, 과학 2~4위를 차지하였으나,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연구(2011 TIMSS)에서 학업 흥미도는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는 기존의 보편적인 가치였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교사에 대한 폭행이나 따돌림 모욕 등 교권침해가 증가하여 전통적인 사제관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또한 한 해에 자살하는 학생이 200여명에 달하고, 6만 명 정도가 중도 탈락하고 있으며, 20여만 명의 가출 학생들이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들은 이러한 학생들을 돌볼 겨를이나 수업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 본질외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학교현장은 가르치는 교사 위에 존재만으로 부담이 되는 여러 층의 교육 관료들이 스트레스와 업무가중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이 행복하고 교사들이 만족하며 학부모들이 신뢰하는 학교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 즉 학교교육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바로 ‘학교혁신’이라면 우선 세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가 요구된다. 즉, 학교운영체계 개선, 학교문화 개선, 수업개선 등이다.

첫째, 학교운영체계 개선은 동료성을 회복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 거버넌스(new governance)의 적용을 말하는데 과거의 거버넌스가 효율적인 운영체계나 관리체계를 가리킨다면 신 거버넌스는 분권(Empowerment)과 협치를 의미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혁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Bass는 변혁적 리더십의 조건으로 도덕성, 솔선수범, 지적자극, 개별배려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교무 행정사를 배치하고 교무행정 전담팀을 구성하여 교원의 잡무 및 업무부담을 경감하여 교육 본질에 충실하도록 하고, 학생자치와 교무회의를 활성화하여 소통과 협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제도화가 필요하다.

둘째, 학교문화개선은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여 학교교육력을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 존중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배움 중심 수업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직무 만족도 제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사의 질적수준은 OECD 중 최고지만 만족도는 최하위이다. 고용정보원에서 실시한 2013 직업만족도 조사에 의하면 초등교장 1위, 초등교사 16위, 특수교사 20위, 장학사 28위, 중·고교장 49위, 교사 90위로 교장이나 장학사 등 관리직에 비해 교사의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직도 교직 문화가 경직되고 비 민주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스타인 호프(Steinhoff)와 오웬스(Owens)의 학교문화 유형에 의하면 학교문화는 직원친목 등 따뜻한 인간관계 측면에서 가족문화, 업무처리 과정의 기계문화, 교육활동 공개와 관련된 공연문화, 학교평가와 사업추진 과정의 공포문화 등이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이의 역기능을 줄이고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해 교사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구축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교육과정 및 수업혁신은 교육과정 → 수업 → 평가로 이어지는 교육 본질 활동의 혁신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핵심역량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고, 배움중심 수업을 실천하며, 경쟁과 효율을 추구하는 교육에서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책임지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시설환경을 학생중심으로 개선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이에는 ‘공간이 생각을 지배한다’는 철학을 반영하여 비 권위적이고 창의적인 학교환경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느슨한 학급조직에서 학교폭력 발생이 적을 수 있다는 이지메 연구가 나이토 교수의 주장에 근거한 교과교실제 운영도 필요하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에 의하면 현재 학교건물은 공리주의자 제레미 벤담이 고안한 원형감옥 ‘판옵티콘’과 같이 사생활을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는 것이다.

충남에서도 올해 진보교육감이 당선됨에 따라 충남형 혁신학교를 앞으로 4년 동안에 매년 25개교씩 100개교를 공모를 통해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공모는 세 영역으로 나눠 추진되는데 영역1은 학교운영체계 개선, 영역2는 학교교육력 강화, 영역3은 교육과정·수업 혁신이다.

혁신 학교로 지정되면 교당 4000만원 내외의 예산이 지원되며, 교사초빙(50%이내), 교장 공모, 전보가산점 및 전보유예, 자율학교 지정 등의 인사상 혜택도 주어진다. 또한 행정적으로 급당정원 하향 조정, 학급편성 자율권, 교무행정사 및 학습보조인력 우선 배치, 학구제 조정(면소재) 등의 지원도 이루어진다.

학교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이루어져 인지 올해 혁신 학교공모에 예상외로 많은 학교들이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ㅓ 21c부여신문

최 규 학
충남디자인예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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