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 황규산 기자
  • 승인 2015.02.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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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21c부여신문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정치사에 ‘3김(金) 시대’의 한 축을 이뤘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사진) 여사가 지난 2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박 여사는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그동안 투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지난해 입원한 부인 곁에서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김 전 총리 본인도 지난 2008년 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부인을 헌신적으로 돌봐왔다.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을 산 김 전 총리를 64년 간 그림자처럼 내조했던 부인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JP의 최측근이기도 한 정진석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모습을 전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딸이 댁에 들어가시라고 해도 김 전 총리는 밤늦게까지 곁을 떠나지 않고 간병했다”면서 “두 분 사이가 원래 좋지만 김 전 총리가 지성으로 간호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측근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64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은 김 전 총리는 다정다감한 남편으로서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결혼 당시에도 ‘한번 단 한번 단 한사람에게(Once, only once and for one only)’라는 영국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구절을 인용했다.

박영옥 여사는 중앙정보부장과 6∼10대, 9선 국회의원, 두 차례 국무총리를 지낸 ‘정치인 남편’을 조용히 뒷바라지 했다. 남편을 대신해 JP의 고향인 부여지역구를 챙기거나, 김 전 총리에게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육영수 여사의 모습을 모델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김 전 총리 측근들은 전했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박 여사는 서울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나와 모교인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1951년 2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전 총재를 만나 결혼했다.

고인은 생전 “매스컴에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내조했다고 자부한다”며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부인 이본느 여사처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내조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는 “남편을 하늘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점수를 매긴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슬하에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과 김예리 Dyna 회장 등 1남 1녀가 있다. 박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 형 박상희 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 언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러졌고, 25일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가족묘원에 영면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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