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자식의 영혼이 나와 시절 인연이 맞아 떨어져 이 세상에 태어났을 뿐, 내 소유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이 선업의 과보이든, 악연의 원수이든 우리는 똑같은 지·수·화·풍에서 태어난 한 몸뚱이다. 따라서 내 몸은 내가 주인이고, 자식은 그 스스로가 주인이다.
인간은 그들이 전생에 지은 복과 선악의 업에 따라 재판 후 형량을 받고 그들이 태어날 환경과 부모를 선택의 여지없이 배정받게 되고 참고 견뎌야 하는 감인의 이 세상 속으로 감옥살이를 나온 것이니, 내가 잘 되도 못 되도 모두 내 탓이니 부모 원망할 것 없다.
물이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가 구름이 되고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처럼 영혼이 없는 무정물은 그대로 형태만 변해갈 뿐이며, 사람이나 동물과 같은 영혼이 있는 유정물들은 뒤집어 쓴 겉모습만 변해갈 뿐, 우주만물은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없다.
신선의 과일 복숭아는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법이다. 복숭아는 귀신을 내몰기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혼이 제사음식 드시러 제삿날 내려오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란다. 알 수 없음이다.
과학이 발달했다지만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지 못함이다. 자연 그대로가 진리인데 인간은 과학이랍시고 진리의 흉내만 내고 있으니, 엄격히 말하면 인간의 과학은 진리가 아닌 사이비이다. 상왕은 왕이 아니고, 과일쥬스는 과일이 아니고, 합성비타민은 천연비타민과 다른 것이다.
진묵대사는 한 번 참선에 들면 삼매경지에 빠져들어 거미가 얼굴에 거미줄을 쳐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거미줄 치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런 삼매의 경지에 들어가면 시간이 멈춰지니 늙지 않는다.
신선이 장기 한 판 두는 시간이 인간의 300년에 해당한다는데, 48시간 사는 하루살이가 인간의 수명을 가늠해 볼 수 있을까? 역지사지로 인간들도 신선놀음을 이해하고 상상해볼 수 있을까?
증명할 수 없다고 진리가 아니라고 말하지 마라. 인간의 지식과 과학은 진리를 알아내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삼라만상 그대로가 진리이니 사람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가 항상 우리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인체의 구조는 우주법계 구조의 축소판이고, 이 세상은 우주질서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이니 이 세상 그대로가 진리이다. 그저 태양이 시시비비 없이 모든 만물을 고루 비추는 것처럼 인간들도 세상살이에 호불호의 맛을 내지 말아야한다. 인간이 만든 도덕이나 법을 기준으로 선과 악을 구분하지 마라. 옳고 그름은 문화와 환경에 따라 항상 변해가는 것일 뿐 절대 진리는 아닌 것이다.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한 갓난아이가 두 손을 꼭 쥐고 태어난다. 무엇인가를 꼭 움켜쥐고 돌아가겠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죽을 때는 손을 쫙 펴고 죽는다. 인간, 태양, 바람 과 나무... 이와같은(如是),이 세상 그대로가 진리의 한 조각이니 고마워할 것도, 억울해할 것도, 미워할 것도, 악쓸 것도 없다. 쉬고 또 쉬어라!
![]() 박 철 신 종양내과 의학박사 부여현대내과 원장 21세기부여신문 독자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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