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보철물의 수명
[의학칼럼] 보철물의 수명
  • 송태진
  • 승인 2015.06.0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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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환자분과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보철물의 가격과 수명입니다. 아마도 비용이 비싼 치료이다 보니 얼마까지 쓸 수 있는 지가 주된 관심사인가 봅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되물어 봅니다. 남자분의 경우 “차는 몇 년 타시나요?” 여자분의 경우 “냉장고는 몇 년 쓰실 것 같나요?”하고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경우 수명이 없습니다. 오래 타신 분은 10년도 넘게 타고 어떤 경우에는 차 산 다음 날 사고가 나서 폐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출퇴근용으로 조심스럽게 타는 자동차와 택시처럼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씩 다니는 차와 비교 할 수 없겠죠. 그래서 자동차 회사는 몇 년, 몇 만 킬로미터 보장이라는 보증제도를 시행합니다. 가전제품의 경우도 무상 보증기간이 있고 그 이후에는 수리비가 발생합니다.

보철물을 공산품에 비유하는 것이 맞지 않지만 환자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통 이렇게 설명합니다. 수명은 알 수 없고 보증기간만 있습니다. 보증기간 역시 치과마다 다르기 때문에 치료 전 미리 알아 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우유나 식품들은 유통기간이 있습니다. 유통기간이 지났다고 반듯이 상하거나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유통기간이 끝나면 폐기처분하는 것이 안전하겠죠.

보철물의 경우 교체시기가 있습니다. 일단 어느 정도 보철물이 사용됐다면 적당한 주기로 교체해야 합니다. 멀쩡한데 왜 바꾸냐고 반문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보철물에서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그 부위가 많이 손상된 것이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교체가 어렵고 자칫하면 치아를 잃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특별한 문제가 없어야 교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 운행을 많이 하면 타이어가 닳아서 적당한 시기에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으면 갑자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보철물도 너무 오래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도 치과에 가서 오래 전에 한 보철물을 다시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조금만 빨리 교체하면 살릴 수 있었을 치아를 못 살리고 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많이 접합니다.

일반적으로 보철물의 수명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평균 7~8년 정도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입니다. 사실 수명은 사람마다 차이가 커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씹는 힘이 강한 건장한 남성과 씹는 힘이 약한 여성을 비교할 수 없으며 매일 치아를 잘 닦고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사람과 스케일링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과의 수명 비교도 무의미합니다.

그리고 보철물은 장식품이 아닙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합니다. 보철물은 하루에도 강한 압력으로 수천 번을 부딪칩니다. 구강내는 늘 축축하고, 음식물 찌꺼기라는 영양분까지 계속 공급되니 세균이 번식하기 좋습니다. 따라서 늘 쓸고 닦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아를 청소하고 교체 시기를 확인해서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ㅇ 21c부여신문

송 태 진
서울 하이안 치과의원 원장
(대전 둔산동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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