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에 나온 보도자료들을 보면 2014년 연말에 사뒀던 담배를 다 소진되면서 올해 4월부터 지난해보다 담배 세수가 약 6000억원이 늘었다고 하며, 이는 담배 가격 상승만으로는 충분히 금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인구 4000만명 가운데 약 천만명이 흡연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 4명중 1명 꼴이지만 여성의 흡연율이 낮은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흡연율은 여전히 OECD 국가들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그러면 천만명의 흡연자 중 몇 명이 금연 시도를 하고, 그 중 몇 명이 금연에 성공할까?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흡연자의 금연 시도율은 약 55% 라고 한다. 따라서 천만명 중 550만명 정도가 금연을 시도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52주(약 1년) 금연성공자는 대략 5%로 천만명 중에 27만명 정도만이 대략 1년이란 기간의 금연을 성공하는 것이다.
담배를 왜 끊어야 할까? 실상 담배를 십년 이상 피게 되면 담배의 단점에 대해 무감각하게 된다. 늘 피고 있기 때문에 단점보단 장점이 쉽게 다가온다. 흡연자는 “아내도 위로 못하는 부분을 한 개피의 담배가 위로해 준다” “외로울 때 애인같다” “힘들 때 곁에 있는 친구같다”란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담배를 끊어야만 할 해로운 점은 무엇일까?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해로운 점으로 담배 연기를 맡을 때 맵고 기침이 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기관지를 자극하는 물질들이 들어 있다. 또한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타르를 포함해 약 20여 가지의 유해 성분이 폐암 등 여러 암을 유발한다.
국내 폐암 발생 원인의 80%가 흡연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남자는 비흡연자보다 약 22배 더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 외에도 식도암, 방광암, 췌장암, 구강암,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등이 비흡연자보다 적게는 2배부터 많게는 25배까지 암 발생율을 높인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니코틴이라는 물질때문에 중독성이 생겨 잘 끊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이외에도 신체 노화를 앞당기게 하고 고혈압 및 심장질환도 더 악화시키게 되며 치주염, 폐기종 등의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이러한 담배의 단점을 숙지했다면 이제 평생 해로운 친구이자 애인이었던 담배를 떠나 보낼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충분한 사전 준비과정 없이 담배를 끊었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금연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게 되는데 가다가 힘들어서 걸어서 가거나 한 두 번 넘어질 수 있지만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할 첫번째로 처음 담배를 끊을 때 가장 어려운 ‘금단증상’ 이다. 흡연자의 몸은 담배 속의 한 성분인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로, 갑자기 니코틴 공급을 끊게 되면 약 60% 이상이 ‘우울감, 초조, 불안, 집중력 저하, 식욕 증가’와 같은 정신적인 증상들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되어 초기 2주 내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서서히 흡연량을 줄여 끊는 경우가 성공률이 높은 것은 초기 금단 증상이 덜하기 때문이다.
둘째, 담배를 끊고 나서 잦은 술자리와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금연의 최고의 적은 ‘스트레스’로 특히 금연 시도 후 2주 이내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피해야 성공할 수 있는데 ‘술’과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금연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
셋째, 금연 한 달까지 잘 유지했는데 한 개비를 우연히 피고 난 후에 실패하였다. 이를 ‘한 개비 실수 시 대처법’이라고 하는데, 금연 실패자의 많은 이들이 실수로 한 개비의 담배를 다시 피운 후 그 느낌을 잊지 못해 다시 흡연자로 되돌아 간다. 하지만 한 두 번의 담배를 다시 피웠다고 해서 금연 실패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바로 잊어버리고 금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수개월 이상 유지하다가 집안에 큰 일이 있었거나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해 다시 흡연 충동을 피하지 못했다. 금연 성공의 평가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 금연을 유지했을 때 판단할 수 있지만, 상당수의 사람은 금연 기간이 1년이 지난 후에도 흡연 충동을 호소한다. 가장 흡연 충동을 일으키는 상황은 ‘화, 배고픔, 분노, 피곤’으로 따라서 다음과 같이 흡연을 하기 쉬운 상황을 미리 숙지하고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만큼 금연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별로 니코틴 의존증이 심한 경우에는 경구용 약물요법을 병행하면서 치료한다면 흡연 충동이나 금단 증상을 줄이면서 금연성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약물도 적절한 금연 상담을 통해서만 효과적이기 때문에 충분한 경험을 가진 클리닉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연치료지원사업을 이용하면 현재 가장 효과적인 금연 약물로 알려진 ‘챔픽스’를 포함한 다른 금연보조제를 기존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처방 받을 수 있다. 1년에 2회 등록이 가능하며, 1회 등록에 12주간(6차례)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계획과 각오가 섰다면 금연전문가와 함께 금연을 시작해 보도록 하자.
![]() 박 정 호 건양대학교 부여병원 1내과 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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