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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감기, 그리고 독감
[의학칼럼] 감기, 그리고 독감
  • 임현택
  • 승인 2012.04.1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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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가고 봄이 성큼 다가온 4월, 그러나 매년 환절기 때마다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감기다. 특히나 소아, 노인 또는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이 무렵 감기로 고생하기 일쑤다. 그런데 가끔 작년에 분명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왜 감기에 걸리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보건지소를 찾는 많은 환자들이 독감을 단순히 ‘독한 감기’의 줄임말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감기와 독감은 전혀 다른 질환이며, 구분을 지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우리가 감기라 하는 병은 ‘급성 상기도감염’이라는 질환이다. 상기도(비강 및 인후부로 구성되는 상부 호흡기계 부위)에 바이러스가 감염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대개 리노 바이러스(Rhino Virus)에 의해 발생하지만, 200여 종 이상의 서로 다른 변종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번 증상이 달라질뿐더러 예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평균적으로 성인은 1년에 2~4회, 소아는 6~10회 정도로 매우 많이 이환되는 질환이다. 독감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인 것은 맞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에 의해 이환된다.

인플루엔자는 표면 항원에 따라 몇 가지 형태로 나누어지며,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몇 가지 특정 바이러스 종류가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독감의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다. 전형적으로 발열과 함께 인후통,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 감기와 혼동하기 쉽다. 다만, 독감은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갑자기 동반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이며, 신체 발열이 고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감기는 대개 1~2주 내에 자연 회복된다. 다만,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있을 경우 폐렴이나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소아에게 있어서는 감기로 인한 급성 중이염이 흔하다. 하지만 대개의 감기는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쉽게 회복될 수 있다. 반면 독감은 합병증을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폐렴이 가장 흔하며 이외에도 근육염, 심장근염, 심낭염이나 뇌염 등의 신경계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독감으로 의심되는 경우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적으로 감기는 감모(感冒)라 하여, 외부의 풍한사(風寒邪)가 우리 몸에 들어와 발생하는 외감병(外感病)으로 본다. 따라서 사기(邪氣)를 날리고 폐(肺)를 잘 조리함으로 치료의 방향을 잡는다. 이외에 독감의 경우는 시행감모(時行感冒), 또는 온역(溫疫)의 일종으로 따로 분류하여 증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어린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하는 것은 절대 금기이다. 소아에게서 아스피린 복용 후 갑자기 구토, 흥분, 경련 등 중증 뇌장애를 유발하는 Reye Syndrome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아이를 둔 부모는 염두해 두는 것이 좋다. 감기는 특별한 예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에 적절한 체력 관리와 실외 활동으로 면역력을 키워두는 것이 좋다. 또한, 외출 후에는 꼭 손을 씻는 것이 좋으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신체에 적절한 수분 공급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ㅇㅇ 21c부여신문

임 현 택
충화보건지소 한방공중보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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