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죽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라지만 삼국시대의 유물로 발견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우리 생활 주변에 살고 있는 토착화된 나무다. 높이가 20m정도로 키가 크고 곧게 자라며 대부분 윗부분에만 잔가지가 있어 까치들이 집터로 많이 사용한다.
잎은 긴 타원형이면서 끝이 뾰족한 잎사귀가 마주달린 긴 깃 모양의 겹잎이다. 봄에 피는 새 잎사귀는 검붉은 색이 나는데 고추장을 발라 말려서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삶아서 나물로 먹거나 전을 부쳐 먹기도 하는데 다른 음식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과 향기가 있다. 잎과 열매는 약용으로 쓰이고 줄기는 붉은 나이테가 있고 단단하여 각종 가구나 건축용 자재로도 많이 쓰인다.
꽃은 6월에 피는데 유백색이고 투구처럼 생겼으며 원추형 꽃차례로 달린다. 여러 개의 노란 수술과 붉은 색의 암술이 하나 있다. 꽃 하나하나는 작지만 꽃줄기가 40~60cm정도로 길고 10~15cm의 꽃가지가 여러개 있어 전체적인 꽃 모양은 꼬리가 달린 거꾸로 된 큰 삼각형 모양으로 끝부분(꼬리)이 땅을 향하고 있다.
참죽나무 꽃은 향이 강하고 꿀이 많아 잎사귀에 꿀이 흘러내려서 햇빛에 번쩍거리기도 하는데 손으로 만지면 끈적거릴 정도다. 열매는 짙은 갈색의 긴 타원형인데 익으면 다섯 조각의 날개가 벌어져 열매 밑 부분에 붙어 있다가 바람에 날려 사방으로 흩어진다.
돌이 많은 옥가실 마을은 아직도 ‘돌담’이 남아 있다. 너비가 2m도 안 될 정도의 좁은 골목길 양편에 돌담이 쌓인 돌담길도 있다. 들짐승들이 많아 가축이나 어린 아이들을 보호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고 집안의 사생활을 밖에 보여주고 싶지 않아 돌담을 쌓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돌담들은 옛날의 기능이나 역할은 찾아볼 수 없지만 옛날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돌담은 크고 작은 돌덩이로 쌓았는데 쌓는 형식이나 모양이 특별하지도 않아 보인다. 모양을 내지 않고 쌓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럽고 운치가 있다.
원래의 돌 색깔은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거무스름하게 색이 변하였고 이끼도 끼어 있는 모습이 만고풍상을 다 겪은 고색이 찬연한 유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마을의 역사도 알고 있을 돌담은 집안에 살았던 사람들을 지켜주면서 같이 울고 웃었으리라.
울안의 집은 초가지붕에 이엉을 역고 흙을 바른 흙벽 집이었다. 새마을사업으로 스레이트 지붕에 시멘트벽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골함석이나 기와지붕으로 변했다.
텃밭 아래에 있는 논 귀퉁이에는 마을 아낙들이 수다를 떨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던 공동 우물도 있다. 언제부턴가 사용하지 않아 잡초 속에 묻혀 있던 우물이 옆에 있는 소하천을 정비하면서 다시 살아나 하늘을 보게 됐다. 수백 년의 역사가 있는 옥가실 마을의 흥망성쇠를 보고 들어서 소상하게 알고 있을 것 같은 돌담과 우물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옥가실 마을에는 수령이 100년은 훨씬 넘어 보이는 육중한 느티나무 2주가 마을회관 마당에 형제처럼 자라서 마을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령이 3~400년은 되어 보이는 느티나무가 2주가 또 있는데 속은 썩어서 텅 비어 있고 껍데기만으로 힘겹게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인다.
아무 보호시설도 없이 급한 커브길 옆에 서 있는 늙은 나무가 지나가는 경운기나 자동차에 부딪칠까 걱정될 정도이고 잡초 속에 쓸쓸하게 혼자 서 있는 나무도 있다.
옥가실 마을의 늙은 나무들이나 돌담은 우리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삶의 흔적들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보존하고 관리하여 후손들에게 물려 줄 가치와 의미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해 본다.
芝山 김천환 |
![]() 충남대학교졸업, 건국대학교 대학원졸업(석사) 토목기술사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으로 정년퇴임(34년 근속) 현재 (재)농어촌환경기술연구소 고문(서울 방배동 소재) 2014년 8월 19일자 조선일보 발언대에 “농업용 저수지의 잠재 가치를 활용하자” 기고 게재 2014년 9월 24일자 조선일보에 “아파트베란다에 찾아온 행복”이라 제목의 ESSAY 기고 게재 2014년 10월 20일자 중도일보에 “옥가실의 아름다운 가을”이란 제목의 수필을 기고 게재 2015년 3월 11일자 조선일보 발언대에 “물홍보관 건립하여 강물 살리자” 기고 게재 저서 “퍼즐인생” (대양미디어, 2013년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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