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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단골손님, 쯔쯔가무시
가을의 단골손님, 쯔쯔가무시
  • 정대성
  • 승인 2015.09.22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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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쯔가무시병(Tsutsugamushi disease, Scrub typhus)은 우리나라에 토착화된 리케치아병으로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 진드기가 서식하는 산야에서 쯔쯔가무시균에 폭로되어 발병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가피를 특징으로 한다. 원인으로 알려진 사실은 감염된 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전파된다는 것이다. 감염된 유충은 진드기가 알을 낳는 우기에 덤불이 우거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주로 혈관 내막에 손상을 주는 미만성 혈관주위염으로 간, 심장, 폐, 두뇌 등을 침범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는 없으며, 진드기 매개 감염 질환이며, 잠복기는 6~18일로 다양한데 보통 10~12일 정도이다.

주로 야외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며, 가을 추수기 전후인 10~11월에 집중되어 환자가 발생하고, 전국 어디서나 발생하고 있다. 두통, 오한 및 고열이 주 증상이며, 복통, 오심,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근육통 및 기침도 다수에서 나타날 수 있어서 초기에는 일반 감기와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특징적인 진찰 소견은 가피, 발진, 림프절증이다. 가피는 통증이나 가려움증 없이 발생하며, 진드기가 물고나서 수 시간 후에 구진(반점) 형태로 발생하고, 1주일 후에는 검은 딱지와 주변의 피부 발적이 특징적으로 생긴다. 가피의 위치는 몸통, 어깨, 겨드랑이, 머리와 목 부위가 가장 많으며, 사타구니, 회음부, 엉덩이 및 허벅지에서도 발견되어 세심하게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머리카락 사이, 귓바퀴 혹은 귓구멍에서도 발견한 적이 있었다. 피부 발진은 몸통, 팔다리에 생기며, 가렵지 않고 좁쌀 모양의 붉은 반점 형태이며, 두드러기처럼 튀어나오지 않고 서로 융합되어 커지는 소견도 없는 것이 다른 발진과 다른 소견이다. 림프절은 가피가 있는 부위 근처의 통증을 동반한 림프절 종창이 특징이다.

따라서 가을철에 야외에서 자주 활동하던 사람이 특별한 이유 없이 두통, 고열, 근육통 등의 열성 증상이 있으면서, 벌레 물린 자국 같은 가피가 있고 몸에 발진이 생기는 증상이 있다면 쯔쯔가무시를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혈액검사 소견은 아주 다양하므로 진단적 혈청 검사가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가을철 열성 질환의 다른 종류인 렙토스피라증, 신증후출혈열과 함께 쯔쯔가무시병을 같이 검사하는 키트 검사가 있고 민감도 및 특이도가 높아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을 할 수 있다. 리케치아 균 자체가 분리 배양이 어려워 혈청 검사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진단이 되면 독시싸이클린이라는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며, 경미한 증상에서부터 폐렴이나 뇌염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까지 다양하게 임상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입원 후 경과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 혹은 면역 저하자에서 중증 합병증의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취약한 환자는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리케치아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쯔쯔가무시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야외에서 활동할 때에는 토시나 긴팔 옷을 착용하고, 작업 후에는 반드시 옷을 깨끗하게 빨야야 하며, 풀숲 위에 오래 앉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샤워하면서 몸에 가피가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에 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토착 감염병이며, 야외 활동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서 호발된다. 급성 열성 증상이 있으면서 특징적인 가피와 피부발진이 있으면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할 수 있으며, 독시싸이클린과 같은 치료제가 있으므로 신속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할 수 있다.

취약한 환자에게서는 폐렴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방 백신이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야외 활동에 대한 예방법 및 쯔쯔가무시에 감염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하여 충분하게 숙지하시길 바란다.

ㅣㅐ 21c부여신문

정 대 성
건양대학교 부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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