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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문학관 2015 가을 문학축제
신동엽문학관 2015 가을 문학축제
  • 강현미 기자
  • 승인 2015.10.06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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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시인의 옛집에서

신경림
ㄴ 21c부여신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데도
마당에 피워 놓은
모닥불은 훨훨 탄다
삼십 년 전 신혼살림을 차렸던
깨끗하게 도배 된 윗방
벽에는 산 위에서 찍은
시인의 사진
시인의 아내는 옛날로 돌아가
집 앞 둠벙에서
붉은 연꽃을 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옛 백제의 서러운 땅에
그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모닥불 옆에서 훨훨 타오르고 있는
몇 개의 굵고 붉은 낱말들이여


백제는 오늘날 ‘잃어버린 세계’의 상징처럼 집단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사라진 문명’이 언제나 ‘신화적 복원’의 거점이 된다. 한 세계를 지탱했던 문화유산의 복판에는 그것을 구성했던 자들의 정신적 서사, 즉 ‘스토리’가 있다.

신동엽 시인 또한 근대 산업문명의 폐해 속에서 백제정신을 노래하여 미래를 위한 대안적 상상력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에 신동엽문학관은 부여를 ‘새로운 인문기행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내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하여 신동엽문학관에서는 ‘신동엽 시인의 옛집에서’라는 신경림 시인의 시 제목을 타이틀로 ‘2015년 신동엽문학관 가을 문학축제’를 오는 10일(토)부터 11일(일)까지 이틀에 걸쳐 개최한다.

신경림 시인 21c부여신문

도종환 시인 21c부여신문

송경동 시인 21c부여신문

안현미 시인 21c부여신문

이번 문학축제는 부여와 백제정신을 거점으로 하여 신동엽문학관이 근대 인류가 잃어버린 가치를 재구성하고 전파하기 위해 충청남도와 부여군이 지원하는 3개년 사업인 ‘뉴백제 인문학트러스트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준비했다.

2015년 신동엽문학관 가을 문학축제는 첫째 날인 10일, 신동엽 시인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신경림 시인이 특별출연하여 ‘한 정신의 탄생지’를 증언하는 영감에 찬 프로그램들로 수놓는 개막식을 필두로, 이 시대의 중심에 선 많은 시인, 예술가들이 출연하여 창조적 영감을 선사하는 ‘신동엽문학제’가 펼쳐진다.

특히, 신동엽 시인과 동시대에 문단활동을 전개했던 신경림 시인이 들려주는 ‘신동엽 이야기’를 비롯하여 시인 도종환의 감동적인 시낭송이 소개된다. 이어 오늘의 문학이 가닿는 지평을 보여주는 시인 송경동, 안현미, 김중일 등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시낭송과 세상 이야기, 또 오랫동안 시를 노래하는 사람들로 알려진 ‘트루베르’, 마임이스트 김흥남 등의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둘째 날인 11일에는 지역 예술가들이 펼치는 제전으로 ‘백제를 주제로 한 시와 노래 공연’과 함께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주민 잔치 ‘*전경인 이야기 마당’이 준비되어 있다.

*전경인(全耕人)-신동엽 시인이 1960년대에 예지한 융합적 인간형을 말함.

신동엽문학관 전경 21c부여신문

한편, 신동엽문학관은 2015년 신동엽문학관 가을 문학축제 외에도 단체 여행자들을 위한 게릴라 강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신동엽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사진작가 남두희의 ‘연꽃 사진전’(~9일), 정규순 개인전(10일~18일), 수채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과 수다전’(24일~11월 1일), 충남민족미술인협회 정기전(11월 7일~15일), 부소서우회 서예전(11월 20일~26일), 사비미술연구회 ‘어울림전’(12월 5일~13일) 등 각종 작품전도 풍성하게 기획되어 있다. 또한 11월 7일에는 정세윤·임서윤의 ‘마을결혼식’이 오전 11시 신동엽문학관 야외마당에서 펼쳐진다.

아울러 12월 19일에는 ‘신동엽 시인’ 영문판 도록 출판기념회와 이영진의 사진전 ‘신동엽의 금강 이야기’ 및 ‘송년음악회’가 마련된다. 전시회는 해가 바뀔 때까지 계속되며 모든 행사에는 지역민과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신동엽 시인의 생가 21c부여신문

신동엽문학관 관계자는 “백제의 문화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되고 제61회 백제문화제가 개최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부여를 방문했다. 이는 부여가 대한민국이 보유한 대안적 정신문화의 거점이란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이에 신동엽문학관에서는 근대 산업문명의 폐해 속에서도 백제정신과 민족정신을 노래했던 시인 신동엽을 기억하며 2015년 신동엽문학관 가을 문학축제를 개최하로니 한층 사색적인 모습으로 21세기 나그네들의 방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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