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은
궁남지의 겨울
천년의 세월이 놓고 가버린
그 이의 깊은 그리움이
이토록 오랜 시간
내맘을 머물게 하고
하얀 수양버들 사이로
변함없이
날 기다리는
연못 안의 고즈넉한 정자는
내님 되어
내맘 잡아두는데...
몇 장 안 남은 연잎을
지키는 쓸쓸한 연대는
화려한 자기의 날을
쓸쓸함을 아는 내게
오랜 그 님이 그리운 내게
기억하라 하기에...
궁남지, 연못이
내려앉은 흰눈으로 다시 그려지고
새로운 그림 한폭을
또
내게 담는다
긴 그리움으로 꺼내 볼 내 오랜 그 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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