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기 외발로 서서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녹파에 출렁이는 구렁개 벌
겨울이 오면 싸락눈 내리고
하야로비 고니, 왜가리 떼 지어 날아
허수아비 빈 가슴엔 바람이 인다
연 날리고 썰매 타던
돌모루 뒷산 눈 쌓인 언덕
친구들과 나란히
찍어 놓았던 눈 사래 사진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순이 얼굴
인정이 무심키로 세월 같으랴
길가다 만난 반가운 사람들
까마득한 이름 떠올라
안부를 묻노라면
“우리 아버지를 아셔요?”
되묻는 황당한 대답에
허 허! 세월이 간 거지
고향을 잊은 것은 아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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