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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식욕부진
[의학칼럼] 식욕부진
  • 정대성
  • 승인 2015.12.29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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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부진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사회적인 장애로 인해 식욕이 떨어져 음식물을 잘 섭취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일시적인 식욕부진을 경험하고, 별다른 치료 없이도 정상적인 식욕 상태로 회복된다. 대부분 일시적이고 체중감소를 동반하지 않으며, 의학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식욕부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환자와 보호자는 심각한 질환은 없는지 걱정하게 된다. 또한 노인에서의 식욕부진은 상당히 흔하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증상이다.

원인질환에 따라 유병률이 달라질 수 있으나,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에서의 식욕부진은 약 15%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입원환자의 23~62%, 시설거주노인의 약 85% 정도까지 식욕부진과 이에 따른 동반 문제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식욕부진에 대한 진단적 접근은 자세한 병력 청취부터 시작된다. 정신적 문제, 일상생활의 문제, 기질적 질병의 치료 유무, 약물에 의한 영향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동반된 체중감소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리고 미각, 후각, 시각의 변화와 구강 병변, 치아 상태, 턱관절 이상 등이 있는지 평가되어야 한다. 음주 상태 파악도 필요하며, 젊은 여성의 경우 임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상의 항목이 파악되고 나서 기본 혈액검사, 소변검사, 영상검사 등이 환자의 개별적 상태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체중감소를 동반하는 식욕부진은 철저한 검사를 통해 기저 질환을 찾아내야 한다.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나서 원인에 따른 식욕부진에 대한 치료가 시작되는데, 특별한 이상이 없는 생리적 원인의 경우 적절한 설명으로 안심을 시키고, 영양상태가 불량한 경우 영양을 공급하면 된다.

정신과적 문제의 경우 항우울제인 레메론(mirtazapine)이 식욕부진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 약물의 경우 우울증에 효과가 있으면서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졸림, 초기 우울증의 사망률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만성질환의 악화, 중증 감염의 경우 원인질환을 해결하면서 충분한 영양공급을 같이 시도할 수 있다. 악성 종양의 경우 대부분 식욕부진을 호소하는데, 식욕 촉진제인 메게이스(megestrol)가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2~3개월에 걸쳐 투여하였을 때 의미 있는 체중증가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호흡곤란 악화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식욕부진 치료와 더불어 환자 특성에 맞게 개별적인 식이요법 또한 중요하다. 구강 건조를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미음, 죽, 국, 수프 등의 유동식과 입맛에 따라 양념, 버터 등을 권한다. 볶음밥 같이 여러 재료를 섞어서 조리한 음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조기 포만감에는 소량의 음식을 여러 번에 나누어 먹도록 하고, 구역질을 호소하는 환자는 구역질이 덜할 때 순한 음식을 먹도록 하고, 구토억제제를 같이 처방한다.

미각과 후각이 변한 환자는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계절에 맞는 음식을 권하고, 조리 냄새가 너무 강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도록 한다. 단백질 섭취에는 두부, 유청 단백질 가루, 달걀 흰자 등을 추가한다.

고열량 음식이 필요할 때에는 올리브 오일 추가가 도움이 된다. 버터를 빵에 발라먹거나, 수프, 찐감자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치즈, 달걀, 고단백 주스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른 과일, 견과류도 간식으로 좋다.

당뇨 환자의 경우 스스로 음식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 식욕부진이 동반된 경우 음식을 제한하지 말고, 당뇨약제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식욕부진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흔히 겪는 증상 중 하나이다. 증상이 경미하고 체중감소를 동반하지 않을 경우, 그리고 적절한 문진 및 신체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을 경우 안심하고 추적관찰을 한다.

체중감소를 동반하는 경우 위에 기술한 것과 같이 원인질환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 환자교육, 식사습관 교정, 영양공급, 약물치료 및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ㅊ 21c부여신문

정 대 성
건양대학교 부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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