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이루어지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남편 사업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아들도 중학교까지는 순조로웠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는 많이 방황합니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 있습니다. 어떤 기도로 마음을 다스려 정진해야 할지요?”사람들은 뭐든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어 한다. 원하는 대로 안되면 괴로워한다. 그래서 자기 힘으로 안되면 남의 힘을 빌리고, 사람 힘으로 안되면 신이라는 힘을 빌려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어 한다.
그러니 신이라는 존재는 전지전능해야 된다. 전지전능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 줄 수 없으니 말이다. 매우 답답할 때에는 신을 믿고 용기를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수행은 그런 게 아니다. 수행은 세상만사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꼭 좋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 이 세상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그곳이 천국일까? 그런 세상은 순식간에 지옥이 되어버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도 좋아한다. 이럴 때 두 사람 다 원하는 대로 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이 다 부자가 되고 싶지만 일은 하기 싫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지만 공부는 하기 싫고, 그럼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가 없다. 그러면 모두 원하는 대로 안되는 게 세상이가? 그런 뜻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 그런데 원하는 것이 안될 때가 더 많다는 말이다.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노력해야 된다. 노력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노력했는데도 안되면 어떡하느냐? 연구해서 다시 하면 된다. 또, 안되면 어떡하느냐? 또 다시 하면 된다. 그래도 안 되면 어떡하느냐? 포기하면 된다. 포기하기 싫으면 어떻게 하느냐? 다시 하면 된다. 이것이 인생이다.
내가 어떤 목표를 세워서 노력했는데 그게 이루어졌다. 그럼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이 이루어졌다고 그때부터는 아무 일도 안하고 그냥 있나? 그건 아니다. 그때부터 또 무언가 다른 일을 한다. 그런데 또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그럼 어떡하나? 그럼 또 다른 일을 해야 한다.
A라는 일을 했는데 이루어지지 않아서 포기하고 B라는 일을 하나, A라는 일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B라는 일을 하나 똑같다.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 안 이루어졌는지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열심히 했는지가 중요하다. 열심히 해서 그 결과로 이루어지면 다른 일을 하면 되고 열심히 했는데도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일을 계속할 건지 다른 일을 할 건지 선택하면 된다.
어떤 일을 해서 이루어져서 다른 일을 하나, 실패해서 그 일은 버리고 다른 일을 하나 마찬가지이다. 또 실패해서 그 일을 한 번 더 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안됐다고 괴로워하면 인생은 죽을 때까지 괴로워진다. 원하는 대로 안되니 늘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하고 그 일이 되게 하기 위해 사람에게든 신에게든 매달려 살아야 한다.
어떻게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일이 다 되겠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학시험에 떨어지고 재수하고 삼수를 하며 사는가? 서울대 안 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안된다고 다 죽나? 다 잘 살아간다.
남편이 사업 때문에 힘들 때 ‘내가 남편 사업을 뭘 도와줘야 되나?’ 이런 생각은 하지 말자. 남편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어떻게 용기를 줄 건지를 생각해라. 아이가 공부를 잘하도록 ‘내가 어떻게 도와주지’ 생각하는 건 욕심일 뿐이다. 시험에 떨어져도 ‘아이를 어떻게 위로하고 용기를 줘야 할까?’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기 위해 수행 정진하라는 것이다. 정진을 해도 잘될 때가 있고 안될 때가 있다. 원하는 대로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 그럴 때 거기에 구애 받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남편과 아이한테 도움이 된다. 가족이 힘들어할 때 같이 힘들어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를 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진하지 않고는 그렇게 여유만만하게 살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부터 부처님께 이렇게 기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
“부처님, 감사합니다. 모든 일이 다 잘되고 있습니다. 부처님 저는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이렇게 부처님께 간절히 감사기도를 해보자.
![]() 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수행공동체 정토회 지도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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