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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이데올로기는 가라!
[독자기고] 이데올로기는 가라!
  • 박철신
  • 승인 2012.06.21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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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1인 가구가 400만 명이 넘고, 최근의 이혼율 증가와 동거풍속은 이 시대의 결혼제도가 잘못되었다는 뜻인데 우리나라 결혼제도를 손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둘째, 종교가 썩으면 사회도 썩는다. 신성한 종교가 권력과 부를 견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밀착하여 사회 정화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해법은 없는가?

셋째, 나라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이 에워싸고 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처럼 우리나라도 영세중립국이 되면 어떠할까?

넷째, 지금 유럽상황을 보면 정치와 권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시장 자본주의 경제이다. 사회주의는 너무 배고파서 싫고, 자본주의는 빈부의 격차 때문에 싫고, 민주주의는 승자독식의 폐단 때문에 싫은 바 더 좋은 정치, 경제제도는 없는 것인가?

정치적 이슈가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위의 네가지 질문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놓는다면 순수한 댓글도 있겠지만, 항상 그렇듯이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정치 이념적 성향에 따라 보수와 진보로 또 세대 간의 견해차로 패가 갈릴 것이 분명하다.

아버지의 강한 통제에 반항·저항하면서 남자의 힘을 키우며 성장하는 푸릇푸릇한 사내 자식들, 하지만 그런 아들도 어느덧 나이가 들면, 또 그 자식들에게 밟히지 않으려고 악을 쓰는 아버지가 되고, 또 아무리 아버지를 거부하고 닮지 않으려고 애써도 노자, 장자의 말을 알아들을 나이가 되면,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지나갔던 그 길을 나도 따라 걷게 되니, 어느덧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이 성큼성큼 내 뒤를 바짝 쫓는다.

Where did the time go? (세월은 어디로 다 가버렸는가?) 자식도 성인이 되면 더 이상 내 소유가 아니다. 그저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자식에게 정을 떼는 냉정한 사랑이 필요하다. 새끼가 날개 짓을 시작하면 어미새는 부리로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더 이상 먹이를 물어다 주지 않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보수도 진보에 떠밀리지만, 그 진보도 세월이 지나면 보수가 되고, 또 다른 개혁 세력이 보기엔 보수이다.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니, 부모와 자식, 보수와 진보들은 서로에게 섭섭해 할 것 없다.

세종은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의 하늘은 밥이다’라고 했다.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해 질 수 있다면 그 시대가 보수, 중도, 진보 등 어떤 정치 성향을 택하든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 사실 오늘날엔 순수한 보수도 없고, 순수한 진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념은 그저 고집스런 명분일 뿐이다. 덩샤오핑의 말처럼 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의 단점은 보완하고 서로의 장점은 살리는 대화합이 필요한 때이다. 이데올로기는 가라!
ㅊㅊ 21c부여신문

박 철 신
종양내과 의학박사
부여현대내과 원장
21세기부여신문 독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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