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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化門(광화문) 현액은 漢子로 써야 한다”
“光化門(광화문) 현액은 漢子로 써야 한다”
  • 21c부여신문
  • 승인 2012.06.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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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출신 국보급 서예가 무림 김영기 한국서도협회장
국전에서 연거푸 8회 입선하고 연속 2회 특선하면서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부여가 배출한 한국 서단의 거목이자 국보급 서예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한국서도협회 무림 김영기 회장.

무림은 최근 광화문 현액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한자’의 중요성과 사실성, 역사성을 내세우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서예계가 혼란해지면서 서예계 원로를 비롯해 서예인들의 시선이 무림에게로 쏠리고 있다. - 편집자 주-

무림 김영기 회장의 목소리에는 사비 백제의 힘 있는 정기가 느껴졌다. 21c부여신문

광화문(光化門) 현액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자 급기야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에서는 지난달 시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여기에 부여출신의 국보급 서예가인 (사)한국서도협회 무림 김영기 회장은 “한글이 있던 시대인 조선시대에도 광화문 현판이 한글이었습니까?”라고 강한 어조로 물으며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광화문’을 어떻게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아주 명쾌한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에서 더 한자를 중요시해야 한다” 라며 “이는 바로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아 메느냐?”라면서 “전 서예인의 이름을 걸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서예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사롭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 “예술을 정치화 할 땐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먼저 우리 서예인 또한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평소 서예인들 스스로도 인격을 수양하고 선비정신으로 노력해야 했으나 그동안 선·후배간 서로의 소통과 화합이 부족했다. 하지만 예술 분야를 정치화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무림은 “최근 들어 서예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우리 서예인들 모두가 순수하면서 수양을 쌓아가는 선비정신이 자랑이었는데 요즘 일부 서예인들 중 서예인을 위한 길이 아닌 세력화, 정치화, 우상화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서예인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이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숙명으로 안고 있다”면서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먼저 서예 분야라 할지라도 내가 먼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앞에 걸린 스승 원곡의 작품을 바라보며 “우리의 고향은 ‘세계 속의 부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림의 표정에서 분명한 의지와 확고한 신념을 엿볼 수 있었고 이는 곧 백제인의 혼! 바로 부여인의 자존심을 갖고 있는 무림의 근본임을 알 수 있었다.

“한자가 과연 중국만의 글씨인가?”라고 되물으며 “울산의 암각화, 연천·포천의 구석기 시대의 명문을 살펴보면 한자는 중국 글씨라고만 볼 수 없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중국 글씨라고 생각하는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의 문화생활을 했다”면서 “앞서 말한 ‘울산 암각화’는 ‘글씨의 시초이자, 바로 서예의 시초’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초등학교 때 이미 1800자의 한자를 배운다. 그래도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라면서 “시대적, 정치적으로 악용해 광화문 현판을 500년 전에 만들고 새로 썼어도 문의 글씨는 예전에 모두 무인들이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글로 광화문 현판을 쓴다면 역사적으로 이해가 되겠는가?”라고 되물으며 “한글로 쓴다면 그 뜻을 어떻게 해석하고 설명을 할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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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무림은 “후손된 도리로 당연히 현판은 한자로 써야 한다”면서 “인간은 약속의 동물이다. 우리 선조들에 대한 약속을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하기에 바로 그 유물을 잘 보존해야 할 의무이자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편액은 역사 고증을 받아 그대로 붙였다. 한글만 썼을 경우 그 뜻이 어긋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한자는 수천년 전부터 보태온 상용문자이다. 한글은 한글대로 써야 할 경우가 있고 편리성이 있다. 한글이 쉽다고 해서 아무 용어나 사용해 많이 문란해지고 복잡한 세상이 된 것 아닌가? 한문은 우리가 최소한 살아가는데 가장 도덕적이고 기본적으로 제일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한자라는 사실을 깨닫자”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서예’라고 하는 본래의 예술성을 생각해보라. 바둑의 이세돌, 골프의 박세리, 피겨의 김연아 등은 10대, 20대에 세계를 제패했지만, 서예는 가장 자신 있는 글자 한 자만 써봐라 해도 어렵다. 이는 곧 서예는 심오한 경지에 올라서야 제대로 된 글씨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면서 “천재가 없다”고 말했다.

‘서예’는 3가지를 갖춰야 하는데 첫째로 피나는 노력이고, 둘째로 인품을 갖춰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무엇을 대해도 도덕군자인 사람, 그러한 사람이 붓을 들면 심오하다. 셋째로 ‘접신 예술’이다. 글씨(서예)라고 하는 것은 신과 접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중국 서예 고전에 나온다. 서예는 노력과 함께 신의 접신의 예술로 나온다. 글씨(서예)가 이렇게 어려운 이유이며 어려운 예술이 바로 서예이다.

무림은 “구리에 세워진 ‘광개토 대왕비’같은 문화재 복원도 중요하다”면서 “국문학 박사인 진태하(여초 김응현 기념사업회장) 박사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진 박사는 한자교육을 정규교육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1백만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이 시대의 영웅이다. 부여도 규암~재현단지 진입로 등을 역사의 거리로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도로의 중앙에 작품을 전시하는 8문양 등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왜 우리는 있는 것도 못 알리는 바보가 되었는가?”라면서 “돌을 이용한 작품은 수명이 긴 특징이 있고 돌은 있는 그대로가 자연 문화이다. 돌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면 자연 그대로가 세계적인 예술품이 될 수 있으니 배워서 활용하자”고 말하며 “의지를 갖은 사람이 일을 추진해야 한다. 윤봉길 의사 회관은 내가 지었는데 민족의 역사이자 문화. 국가론은 항상 반대론자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은 흙탕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고 나 또한 부여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 있는 삶을 살고 있다. 내 말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인생이다”고 2시간이 넘는 인터뷰 내내 지칠 줄 모르는 무림의 모습에서 역시 국보급 서예가의 진솔함을 엿볼 수 있었다.

“국제 서법회장으로 12월 한중 20주년 기념사업을 북경(예정)에서 계획 중이며, 중국과 한국에서 각각 20명의 작가들이 참여할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면서 “나는 고향 부여에 꼭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말이 앞으로 무림의 갈 길이 바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 무림 김영기
·(사)한국서도협회장
·윤봉길의사 사적비문(충남 예산)
·유관순열사 사우·초혼묘 글씨(천안)
·경남 김해 김수로 왕릉 중수비문
·설악산 백담사 금강문 범종루 글씨
·강원도 영월 법흥사 글씨
·故 김대중 대통령 묘비·추모비(원곡체)
·국회의사당 ‘국민과 함께하는 민의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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