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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인들의 뛰어난 아이디어(?)
백제인들의 뛰어난 아이디어(?)
  • 한봉규 국립부여박물관 관장
  • 승인 2011.11.12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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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부여신문에서는 창간 7주년을 맞이해 1400여년 전 찬란했던 사비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우리고장 문화재를 찾아 국립부여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하여 소개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변기(便器) : 남성용 변기(호자) : 부여 군수리 출토, 높이 25.7㎝ (국립부여박물관)
여성용 변기 : 부여 군수리 출토, 높이 15.7㎝ (국립부여박물관)


인간이 태어나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역사(歷史)이다.
인간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입고, 어디에서 살았는지는 나라와 지역, 기후 등으로 각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생활모습은 거의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용품은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생활용 토기일 것이다. 다양하고 많은 생활용 토기 중 그 당시의 생활문화 수준을 알 수 있는 토기가 있다. 그 토기가 바로 변기(便器)이다.

현재 우리의 생활환경이 높아지고 주거환경이 현대화가 되면서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최근까지 사용했던 요강이 실내용 간이화장실 또는 휴대용(이동식) 변기이다.흥미롭게도 고대의 백제사람들도 휴대용(이동식) 변기를 사용했다.이 휴대용 변기를 호자(虎子)라고 부른다. 호자는 ‘남성’ 휴대용 변기이다. 호자는 호랑이가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을 본떠 만든 토기의 일종으로 오늘날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휴대용 소변 변기와 비슷하다.

남성용 변기 21c부여신문

국립부여박물관에 그 옛날 백제시대에 사용하였던 남성용 변기(호자)와 여성용 변기가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남성용 변기(호자)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동물모양의 토기로 등부분에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앞은 상체를 들어서 큰 입은 벌리고 있는 모습의 용기이다.

여성용 변기 21c부여신문

여성용 변기는 편안하게 앉아서 일을 볼 수 있도록 좌변기 형태이며, 앞은 둥글고 뒤로 가면서 길쭉한 유선형으로 고안된 용기로 양측면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이동하기 쉽게 만들었다. 백제의 호자는 비록 중국에서 유래되었지만 백제사람의 여유로움과 해학적이고 재치있는 표현과 뛰어난 아이디어가 잘 나타나 있다.

※ 호자(虎子) : 중국 역사서에 옛날 기린왕이라는 산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오줌을 누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용기의 형태가 새끼호랑이 모습과 비슷하여 호자(虎子)라고 이름이 불린 것 같다.

21c부여신문
한봉규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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